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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고요한 섬김 - 말없이 사랑했고, 조용히 세상을 품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
인창수 지음 / 태인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이 글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수는 세상의 치유자였다. 그는 신의 아들로 이 땅에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셨다. 사회에서 소외된 세리와 창녀를 자신의 친구라 하고 압제에 신음하는 민중을 세상의 빛이라 불렀다. 낫고자 하는 자에게는 치유를, 앞을 보고자 하는 자에게는 앞을 보게 하는 능력을 베풀었고, 민중을 정죄하고 우월감을 느끼는 바리새인들에게 온갖 저주를 퍼부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겼으며, 자신을 죽인 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자신을 배반한 제자를 다시 품었다. 나에게 예수는 그런 존재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따른다고 한다. 그런데 예수의 이름을 팔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대중을 미혹하고, 혹은 자기가 예수라 한다. 높은 권세와 막대한 부를 얻고, 보이는 장소에서 큰 소리로 기도하기만 한다. 그들 가운데 과연 예수가 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삶의 자세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 그는 세상의 여러 종교인들이 따라야 할 본을 보인 인물이다. 그는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낮은 곳에 시선을 두었다. 어린아이, 성소수자, 가난한자, 난민, 범죄자 등 그는 그들을 위해 살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가 남긴 메시지도 감동적이다. 교황께서는 보수적인 가톨릭의 교리에 얽매이지 않았고, 세상의 평화와 환경 문제에 근심했다. 코로나19의 고통 가운데 쏟아지는 빗속에서 그가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을지 그의 영상을 보면 그분의 마음이 느껴진다. 세상의 부도, 권세도 추구하지 않고 그저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한 위대한 교황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담겨있다.
이 책은 가톨릭 신자이든, 가톨릭 신자가 아니든, 종교를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 교황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과연 어떠한 삶을 추구해야 하는 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분열과 고통, 갈등과 빈곤의 세상 가운데 우리가 어떻게 화합하고 연대하고 위로하며, 서로를 돌보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제 그토록 당신이 순종했던 주의 품에 안겨 영원한 안식을 누릴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