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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헌법 ㅣ 교양 100그램 6
차병직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의 헌법은 눈물과 투쟁의 산물이다. 우리가 너무나 평범하다고 느끼고, 딱딱하다고 느끼며, 한편으로 당연하다고 느끼는 이 헌법을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사람의 피와 고통이 있어야만 했다. 헌법 전문에서부터 나오는 3.1운동과 4.19혁명,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가 대한민국 헌법에는 담겨 있고, 6월항쟁의 치열한 투쟁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중요한 제도를 헌법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최근 이 헌법의 무게와 가치를 모르는 자들에 의해 우리의 소중한 헌법과 헌법이 구현하는 헌법질서가 무참히 짓밟혔다. 법을 전공하여 검찰의 칼날을 휘두르던 일개 검사가 권력의 정점에 오르더니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는 유신의 망령과 5.18의 아픔을 다시 2024년 현재에 소환했다.
분명 그도 자기가 무슨일을 저질렀는지 지금까지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자리의 무게와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무를 알았다면 그는 결코 내란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그 후 그의 잔당들이 보여준 간악한 행태는 더욱 우리의 헌법을 병들게 했다.
내란이 일단락되고 나서 우리가 그간 헌법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살아가며 공기의 소중함을 자각하지 못하듯 우리는 헌법의 가치를 경시했다. 이 책은 바쁜 현대사회에 법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이 헌법의 가치와 역사를 이해하기 좋은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이 100g남짓한 책에는 그간 전세계적으로 헌법을 제정하게 된 계몽의 역사와 우리나라 헌법의 역사, 헌법의 가치, 그리고 헌법에 대한 궁금증과 그에 대한 답이 녹아있다. 특히 저자는 어려운 법 형식이나 법리를 설명하기 보다 민주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헌법 정신과 헌법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당연시하고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려는 시민으로서는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개헌이라는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만들어지는 헌법에는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더 정의로우며, 3.1운동과 4.19혁명으로 단절된 것이 아니라 부마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과 촛불혁명, 그리고 빛의 혁명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역사적 노정이 함께 담기고 구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