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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 - 소크라테스의 변론
플라톤.소크라테스 지음, 정상희 엮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1. 아테네가 믿는 신을 믿지 않았고, 2.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그리고 아테네의 법정은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이 책은 그러한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투옥,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사이에 자신의 제자 및 친구들과 했던 대화를 담은 3권의 책,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파이돈>을 묶은 책이다.
소크라테스가 인류의 지성사에 남긴 업적은 자명하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 하에 소위 안다고 생각하는 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무지를 자각시켰고, 유창한 수사학으로 이목을 끌거나 대중에 영합하기 보다 진정한 선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그는 진리를 위해 자신의 죽음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 책에는 그러한 그의 사상과 생애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금의 우리 사회를 보고 있자면 그 어느 때보다 소크라테스가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서로 올바름을 추구하기보단 경제적인 이익과 세상에서의 출세를 원한다. 또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칭송 받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12.3내란을 거치며 비극적이게도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자명한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기보다 거짓과 허위라도 자신 혹은 자신의 진영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선으로 여기며 믿고 따른다.
자신의 죽음보다 국가의 올바름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부당한 판결인 줄 알면서도 독배를 들었던 소크라테스와 달리 자명한 정의의 판결과 결정도 지키지 않고 자신들의 안위와 안락을 위해 대중을 선동하고 사회를 붕괴시키려는 자들이 아직 곳곳에 남아 있다. 죽기 전 이웃에게 빌린 수탉 한마리를 갚고자 했던 소크라테스와 달리 오히려 남을 죽이고 남의 양계장 전체를 빼앗으려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안티-소크라테스다. 이들은 진리와 정의, 도덕과 이성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를 병들게 한다.
분열과 혼란의 대한민국에 소크라테스와 같은 국민들이 필요하다. 어두운 시대 속 소박한 자신의 삶을 이루어 나가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시대의 동지들에게 이 책을 권하며, 도덕과 이성이 무너진 고대 아테네에서 지혜와 도덕의 횃불을 홀로 밝힌 소크라테스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가 많이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다수의 사람이 하는 말들이 아니라 정의와 불의를 이해하는 바로 한 사람, 바로 진리 그 자체가 하는 말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