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십자군 전쟁에서 배우는 평화를 위한 지혜
박승찬 지음 / 오르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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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의 역사학계는 한국사가 중심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이니 한국사가 중심이어야하는 것은 맞지만 한국사에서 눈을 돌려 서양사나 동양사, 혹은 다른나라의 역사를 좀 쉽게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서양사의 경우에 한정해서 봐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 혹은 제1,2차 세계대전과 현대사 정도는 그나마 적절한 교양서를 다수 발견할 수 있지만 서양 중세사나 근대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서점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서양사 교양서나 전문서적도 상당수가 외국연구자의 저서를 번역한 것이라 서양사 지식이 부족하거나 서양식 사고방식이나 어투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독자가 읽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볼 때 모저럼 한국연구자가 지은 서양사 그것도 중세사 교양서가 출판되어 매우 반갑다. 또한 우리나라 사학계의 특성상 역사연구에서 실증주의를 넘어 특정한 교훈이나 가치를 추출하려는 시도를 극도로 꺼려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책은 철학 연구자인 저자가 역사를 설명하고 거기에서 오늘날에 필요한 교훈을 끌어내는 점이 흥미롭다. 실증주의가 역사의 기본이고, 역사에서 함부로 교훈을 추출하려는 시도는 조심해야 하지만 일반 대중이나 학생들에게는 역사적 사건이 가져다 주는 교훈의 가치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십자군전쟁의 배경과 전개과정, 결과를 설명하고 있고 후반부에는 십자군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과 십자군 전쟁을 통해 배우는 무지개의 원리를 다루고 있다.


특히나 이 책은 내용 면에서도 상당히 충실하고, 그리 어렵지 않게 십자군 전쟁을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전쟁의 전개과정에 대한 묘사가 흥미를 끌고, 십자군 전쟁을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서술이 돋보이는 책이다.


기본적으로 십자군 전쟁은 종교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러한 전쟁의 양태는 오늘날에도 멈추지 않게 지속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고등 종교에서는 인류에 대한 사랑과 구원, 평화를 강조하지만 이러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과 가치를 위해 신을 이용하고 신의 뜻과 반대되는 행동을 벌인다.


치열했던 십자군 전쟁 속에서 우리는 공존과 평화, 상호 존중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해 나가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시작점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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