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사태, 그날 밤의 기록
한유라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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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사내를 기억한다. 

그는 정의로운 검사였다. 검찰 수뇌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그는 댓글 조작 혐의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그 때문에 그는 직무배제와 정직, 좌천을 겪기도 했다.

2017년 박근혜-최순실 사건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영화처럼 복귀했다. 특검에 합류한 그는 박근헤와 최순실을 구속시키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선봉장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멋진 어록도 많이 남겼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지시자체가 위법한데 어떻게 따릅니까" 등의 발언은 강직하고 정의로운 그의 성품을 나타내는 듯 했다.


그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이다.


그리고 12월 3일 티비 화면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정의로운 검사시절 윤석열과 다른사람이었다. 도대체 정의로운 검사 윤석열은 어디로 갔는가? 권력욕에 잠식되어 버린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그는 가면을 쓰고 있었던 것인가?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날 밤의 공포를 기억한다. 포고령이 발표되고, 국회에는 군인이 난입했다. 다행히 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계엄은 해제되었지만 그날 밤 나는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은 분명 내란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부터 이어지는 한 달 간의 시간동안 그는 대한민국이 공유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지탱하는 3개의 기둥을 무너뜨려 버렸다.


첫째 그는 삼권분립을 훼손했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시키려고 하였다. 국회는 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고 윤석열은 이를 무력화하고자 국회에 대한 공격을 실시했다.


둘째 그는 법치주의를 훼손했다. 윤석열은 헌법 제64조, 제77조를 어겼다. 그날은 전시도, 사변도, 그에 준하는 사태도 없었다. 심지어 그는 아직까지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한남동에 자신의 성을 쌓고 똬리를 틀고는 경호처를 사병으로 두며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있다. 


셋째 그는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국민의 군대인 대한민국 군을 동원해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한 친위 쿠데타를 감행했다. 망상에 사로잡혀 국민이 선택한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했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매도했다.


이 책은 12월 3일 도대체 윤석열과 그의 도당, 부역자들에 의해 이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것이 왜 내란인지를 충실한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계엄이 터진 후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현 시국에 대해 함구할 것을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비겁하고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하지만 그들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짓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도 현장에서 저자가 만든 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했었다.


이 책은 단순히 책 한권이 아닌, 12.3 내란 사태 이후 나온 최초의 기록물이다. 그리고 이 기록물은 그 자체로 윤석열의 내란죄 혐의 , 탄핵의 증거가 되어도 손색이 없다. 12월 3일의 밤은 분명 앞으로 수많은 역사가에 의해 단죄되고 연구되고 기록되고 가르쳐 질 것이다. 이 책은 그 첫 단추가 된 될 훌륭한 기록물이다.


하루하루 뉴스를 보는 것이 힘들다. 내란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윤석열과 그 도당들, 부역자들과 지지자들의 역겨운 행태는 나날이 이어져 간다. 


오늘도 따뜻한 아랫목에서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응원봉을 손에 들고 정의를 부르짖는 시민들을 조소할 그대들을 역사의 준엄함으로 꾸짖는다. 어떠한 도사도, 점쟁이도, 법사에게도 배우지 못한 시간을 뛰어넘은 천둥의 소리다. 그대들의 성이 무너지지 않을 거라 믿고 싶겠지만 심판의 날은 도적처럼 올 것이다. 반드시 기억하라.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獲罪於天 無所禱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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