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킷사텐 여행 - 존 레넌에서 하루키까지 예술가들의 문화 살롱
최민지 지음 / 남해의봄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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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나는 MBTIJ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여행이란 아침부터 저녁까지 빡빡한 일정을 세우고 시간대로별로 촘촘히 모든 관광지를 훑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빈약한 재정상황때문이기도 하다. 두 번 다시 못 올 가능성이 높으니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것을 보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이런 여행도 매우 만족스럽지만 가끔은 그 여행지에서 여유를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많다. 이국적인 공간,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하고 그 지역 사람들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곳. 원하지 않아도 시간이 정지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에서는 왠지 일상의 소란에서 벗어나 잠깐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킷사텐. 우리에게 낯선 이 공간은 일종의 카페를 말한다. 레트로 카페 정도로 이해하면 이 장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시기 일본에 들어온 커피집이기 때문에 근대사를 연구하는 나에게는 또다른 흥미로운 소재이다.

 

이 책은 도쿄의 거리마다 위치해 있는 킷사텐들을 걸으며 킷사텐에 담긴 이야기를 상냥하게 풀어준다. 작가가 말하는 킷사텐에는 많은 소재가 곁들여져 있다. 음식, 여유, 장소, 사람, 역사 등. 이 책을 가만히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도쿄의 한 오래되고 여유로운 킷사텐에서 작가와 커피 한잔 하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 느낌이 든다.

 

작가가 풀어내는 흥미로운 설명과 풍부한 지식, 문학적 표현은 이 책이 단순한 여행 소개 책자에 머물지 않는 좋은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책에서 아름다운 일본 문학의 구절들은 책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의 영향 때문에 도쿄는 아니고 최근 방문한 오사카에서 일부로 킷사텐을 방문해 보았다. 역시 좋은 책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즉시 바꾸는 책인 것 같다. 연말에 킷사텐에 앉아 킷사텐만의 시그니처 커피와 팬케익, 멜론 소다를 먹으며 올 한해를 돌아본 경험은 늘 바쁘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행을 하던 나에게 색다른 즐거움이 되어 주었다.


책을 읽으며 이곳저곳에 포스트 잇을 붙여 놓았다. 언젠가 다시 도쿄를 방문하게 되면 포스트 잇이 붙여진 책장을 열고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도쿄의 레트로한 킷사텐을 방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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