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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이트 제국의 역사 - 점토판 속으로 홀연히 사라진 철의 제국. 3000년 만에 그 역사적 봉인이 풀리다! ㅣ 더숲히스토리
쓰모토 히데토시 지음, 노경아 옮김, 이희철 감수 / 더숲 / 2024년 11월
평점 :
철과 전차의 제국.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바빌론 왕국을 멸망시키고 역사책에서 사라져 버린 알 수 없는 나라. 이것이 우리가 가진 히타이트에 대한 인식의 거의 전부이다. 역사가 중요하고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때 말하는 역사는 어떠한 역사인가. 아마도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소위 강대국이 주도하는 역사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 국가, 지역의 역사만 알면 과연 다 된 것일까? 거대사에 가려진 수많은 지역의 역사,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 매몰되어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더숲 히스토리에서 내건 ‘잃어버린 문명과 역사의 문을 연다’는 선언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국가가 선진국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과학기술, 경제 수준도 있겠지만 그 국가가 얼마나 인문학을 소중히 여기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도 포함된다. 그렇게 볼 때 역사 전반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약해지고, 더군다나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히타이트 제국의 역사>는 일본은 저자가 지은 연구서이자 히타이트 역사의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왕들의 재위와 업적을 토대로 한 히타이트의 왕조사, 사회와 문화사, 우리가 히타이트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내용과 오해들을 이 책은 친절히 설명한다. 이 책은 역사뿐만 아니라 이름조차 오랫동안 기억의 저편에 숨어있었던 히타이트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단순히 파괴적이고 유목적인 국가일 것이라 생각했던 히타이트의 역사를 짚어가며 한 제국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멸망과 망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인간 삶과 사회가 가진 숙명을 느끼게 한다. 아무리 찬란하고 우수하더라도 결국 시간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영원히 서있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이고 세상이지 않은가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역사의 흐름 속 찬란했지만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햇던 찬란한 제국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깊어 가는 가을 <히타이트 제국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새로운 미지의 시간과 공간을 탐험하는 경험을 많은 독자들이 함께 누리길 바라며 이 책을 자신있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