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전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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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점점 서늘해지는 겨울 날씨에 딱 어울리는 호러소설로 이제는 내 최애작가가 되어버린 우사미 마코토의 신작단편집 꿈전달을 읽었다.

지금 껏 읽었던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들은 어리석은 자의 독으로 대표되는 정통 미스터리 소설 혹은 달빛이 닿는 거리와 같은 힐링 미스터리 장르였는데 이번에 읽은 꿈전달은 처음 접하는 유형의 무려 호러 괴담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괴담은 짧을수록 끝맛의 여운이 강렬하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님도 내 마음을 알았는지, 406p라는 넉넉한 분량에 열한편의 괴담을 꾹꾹 눌러 담았다.


전체적인 작품들의 분위기는 이토준지 시리즈의 느낌이 은은하게 풍기는 이야미스에 가깝지만 각각의 단편들은 개성이 강해 읽으며 정말 다양한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두번째 순서로 수록되어 있던 '수족'이었는데, 표제작이자 첫번째 작품인 꿈전달의 몽환적이고 기괴한 분위기에 푹 빠져 있던 나에게 소설속 연인의 이별 사유가 연인이 물고기로 변해 수족관 속으로 떠나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기이한 상상마저 하게 만들었다. 실제로는 무척이나 현실적인 교통사고가 그 이유였는데, 그렇게 기이를 벗어난 일상적인 이야기가 흘러가나 싶을 때 다시 작가는 왜 이 작품이 괴담집에 수록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정말 좋겠다, 료는."


이 단편소설 작품집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구절도 이 작품 '수족'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단편작품집 꿈전달의 가장 훌륭했던 점은 현실과 괴이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에서 나오는데, 가장 이 경계의 모호함을 잘 보여준 작품으로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생명체 검은등바다뱀에 매혹당한 남자의 이야기 '난태생'을 꼽고 싶다.


이 작품은 괴이과 서늘한 현실이 절묘하게 교차하고 오고 가며 괴이와 현실 중 어느 것이 진짜 공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우사미 마코토 특유의 무겁지만 담담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그 외에도 독자가 작품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나는 괴담과 어울리는 사회파 요소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장르는 많이 접해왔지만 사회파 괴담은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괴담의 탈을 쓰고 괴이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는, 흔하지만 그래서 더 생생하게 전해지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직장내 괴롭힘과 따돌림 문화를 담은 '에어플랜트'와 '호족', '소년법'과 '촉법소년'의 이슈를 담은 '침하교를 건너자', 데이트 폭력과 같은 갈등을 담은 '사랑은 구분할 수 없다' 등, 괴담과 미스터리와 함께 사회적 문제까지 담고 있는 단편작품들은 특히나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씁쓸한 끝맛이 주는 여운이 더 오래 남는다.


기존의 우사미 마코토 작가의 팬들은 물론, 우사지 마코토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보는 미스터리 소설의 팬들까지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꿈 전달'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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