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낸 김에 즐겨볼까? 서평 타샤 지음 샘터 출간 에세이추천

살아낸 김에, 즐겨볼까? - 암경험자의 다사다난 일상 회복 분투기
용석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11월

살아낸 김에 즐겨볼까? 서평 타샤 지음 샘터 출간 에세이추천

이 책은 단순히 ‘암을 이겨낸 이야기’가 아니라, ‘암 이후의 삶을 어떻게 다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진솔한 기록이다. 저자 용석경은 마흔 살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 치료를 견디며, 그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겪은 크고 작은 어려움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암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사회의 편견, 체력 저하, 불안감, 그리고 다시 일을 시작하며 느낀 위축감과 자괴감. 저자는 그런 현실 앞에서 여러 번 무너지고 흔들리지만, 결국 주변의 응원과 자신의 의지로 다시 일어서려 애쓴다. 그 과정이 솔직하고 인간적이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는 주변의 말에 위로를 얻는 장면이었다. 누군가의 진심 어린 한마디가 사람을 얼마나 살게 하는지 느껴졌다. 또, 병을 겪으며 건강을 평생 관리해야 하는 “밀당의 삶”을 배웠다는 표현도 기억에 남는다. 힘든 일을 겪은 뒤에야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말이 새삼 가슴 깊이 와닿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살면서 겪은 삶의 고난 앞에 많이 힘들지만 저자의 에세이를 통해 결국 언젠가는 극복되겠지, 잊혀지겠지, 이겨내겠지 하는 위로를 얻게 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타인의 성장과 극복의 에세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간접체험으로서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며 ‘암’이라는 병이 단지 의학적인 치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편견과 심리적인 회복까지 포함된 긴 여정임을 알게 되었다. 암경험자들이 사회로 복귀할 때 마주하는 현실적 벽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바꿔나가야 할 사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픈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크고 작은 시련을 겪은 모든 이들에게 “괜찮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따뜻한 격려를 건넨다. 나 역시 읽는 동안, 내가 겪었던 힘든 순간들이 떠올랐고, 그 시간들 또한 나를 단단하게 만든 과정일 수 있겠다는 걸 느꼈다. 아니, 반드시 그랬으면 좋겠다.

이 책, 살아낸 김에 즐겨볼까는 아픔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삶을 조금씩 회복해 나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것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을 덮으며, 나 또한 내 삶의 작은 어려움들을 조금 더 담담히 받아들이고, 오늘 하루를 더 감사히 살아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미루고 미루던 귀찮음을 뒤로하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채워가야 겠다는 마음도 다짐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딸, 날씨가 좋은데 오늘은 아빠랑 공원 산책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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