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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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얼굴은먹기힘들다'로 시라이도모유키에 입덕하고, 엘리펀트헤드를 통해 시라이도모유키의 미번역, 미출간작들까지 오매불망 기다리게 된 나.


내친구의서재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나는괴이 너는괴물'은 이런 내 기다림을 충족시키다 못해 넘쳐 흐르는 역대급 대작이었다.


엘리펀트헤드를 보고 작가의 머리속은 어떤 것들로 가득 차 있을지 궁금해졌었는데 이번 단편집은 오히려 작가의 머리속을 더 이해하기는 커녕 몇배는 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해하게되고 그의 뇌 속을 파고들고 싶어지게 만드는 다섯편의 정신나간 이야기들로 500p가 넘는 두툼한 분량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번 나는 괴이 너는 괴물에 수록된 다섯편의 단편 작품들은 한편 한편이 지금껏 읽었던 본격미스터리소설들과는 궤를 달리 하는 충격을 안겨주는 미스터리 소설계에 오래오래 회자될 걸작들이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들을 소개해보자면,


첫번째 수록작이었던 '최초의 살인사건'은 여럿의 초등학생들이 마구 죽어나가는, 지극히 시라이도모유키스러운 전개로 시작한다.

초등학생들이 마구마구 죽어나가고, 뒤이어 침팬지가 탈출해 인간을 습격하고 해외의 모 공화국에서는 쿠데타와 독재정치가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들이 뒤죽박죽으로 전개되다 다시 일본의 초등학교로 돌아와 학급 소풍비가 사라지는 지극히 소소한 일상미스터리 이야기로 이어진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이 이야기들이 하나로 합쳐지며 시라이 도모유키가 보여주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에 두번, 세번 감탄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두번째는 '큰 손의 악마'. 지금껏 내가 본 미스터리 소설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이야기였다. 큰 손에 2m가 넘는 키와 큰 뿔을 단 외계종족 고트가 인류를 심판하기 위해 지구로 찾아오고, 인류의 지적 능력을 측정해 시험을 통과해야만 생존을 보장해준다는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설정을 배경으로 외계우주선 안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64명의 선별인원 중에 희대의 연쇄살인마이자 악마적인 가스라이팅의 재능을 지닌 노파 쓰노 기미코가 합류하게 되고 인류는 존망을 이 범죄자에게 걸게 된다는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발상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하나같이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충격적인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독살당한 야쿠자의 혼이 빙의된 유녀가 성불을 위해 범인을 찾는, 어떤 작품보다 시라이 도모유키스러웠던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인류를 멸망시킨 외계종족이 지구에서 발견한 3만년 전의 기묘한 화석을 통해 오래 전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추리하는 '모틸리언의 손목', 그리고 마지막으로 특수설정 본격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가장 걸맞는 트릭과 시라이 도모유키의 장기인 다중추리에 여운이 남는 결말까지 세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졌던 '천사와 괴물'까지.

줄어드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아까워 책장을 넘기기 아쉬워지는 마성을 지는 책이었다.


이제 이 책을 읽은 지금, 주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일을 하게 되면 '너 미쳤니?' 대신 '너 시라이도모유키니?'라고 하게 될 것 같다.

이 작가의 어떤 책을 보게되어도 절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이름, 시라이 도모유키의 신작. 일본추리소설을 볼 때 자극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가장 첫번째로 이 책, 나는괴이너는괴물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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