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킬러
윤자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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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추리소설 쓰는 과학선생님 윤자영 작가의 몬스터킬러.

윤자영의 몬스터 킬러는 단순히 열혈교사가 문제학생을 살해했다는 자극적이면서도 있을 법한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읽을수록 그 속에 감춰진 복잡한 인간 관계와 사회적인 문제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일차원적으로는 국선변호인 박근태가 전조협이라는 거구의 근육질 열혈교사 전조협의 변호를 맡아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추리소설이지만, 실상은 몬스터의 정체를 통해 사회에 메세지를 던지는 사회파 미스터리에 가깝다.

이야기의 전개는 목차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선변호인 박근태의 조사 파트, 열혈교사 전조협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민주영의 과거, 그리고 시클리드로 대변되는 중학생 이순근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처음엔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하나의 큰 이야기로 합쳐지는 구성을 보인다. 특히 김하준이라는 인물은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모호한 존재로 그려지는데, 그 모호함이 오히려 이 작품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소설 속 ‘시클리드’는 여러 시클리드 종 중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열대어로 정식명칭은 시클리드 하폴로크로미스 부르토니라고 하는데, 이 종은 수컷이 두 종류로 나뉘어 번식 전략을 달리하는 특성이 있다. 생식능력 없이 우중충한 회색으로 살아가는 NT시클리드와 화려한 발색에 공격적이며 암컷에게 인기가 좋은 T시클리드로 나뉘게 되는데 이 설정은 이순근과 김하준의 이야기를 비유하며 특히 인간이 상황에 따라 삶의 방식을을 바꾸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작품 말미에서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아직 학교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묘사된 학교는 폭력, 세뇌, 무기력, 불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간극은 단순한 모순이 아니라, ‘겉보기엔 안전하고 정상적인 공간이 실은 얼마나 쉽게 괴물의 터전이 될 수 있는가’라는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어린 나이에 학교는 그 나이대 학생의 전부라 위험을 느껴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데 살아가다보면 그 울타리의 종류만 바뀔 뿐 여전히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내가 심리적인 울타리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공포감이 느껴지며 이 괴리감이야말로 내가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느끼는 진정한 공포로 다가왔다.

그리고 정말 현실 속에서도 학교가 여전히 안전한가 하는 의문도 든다.

몬스터 킬러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정의와 복수, 피해와 가해의 경계가 얼마나 쉽게 흐려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200p대의 부담없는 분량에 서늘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한국추리소설을 찾는 분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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