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닿는 거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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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미 마코토 작가의 달빛이 닿는 거리를 읽었습니다.

제게는 어리석은 자의 독과 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에 이어 우사미 마코토 작가의 세번째 작품이었는데요.

이전 작품들과 분위기는 비슷하면서 결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소설은 각박하고 무섭기만한, 이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내내 따뜻합니다.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 남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그린 게이블스를 중심으로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과 예기치 못한 임신을 한 뒤 집에서 쫓겨난 여고생 미유의 이야기가 얽히며 작가는 미혼모, 아동 학대, 가난, 위탁 가정,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종류의 평범하지 않은 가족의 형태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진짜 가족, 사랑으로 맺어진 혈연보다 더 깊은 가족에 대해 묻습니다.


가메이는 고개를 들어 아키라를 봤다.

"있지, 아키라. 가족이란 게 대체 뭘까?"

무너진 가정에서 도망쳐 나온 가메이의 너무도 솔직한 질문, 하지만 그 질문에는 아키라도 답을 할 수 없었다. 169페이지


소설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등장합니다.

불우한 과거를 딛고 이제는 남을 돕는 삶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지사와 아키라, 가나코는 남는 여유로 타인을 돕는 것이 아닙니다. 불행과 고난 속 스스로도 없는 여유를 짜내가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있습니다. 이런 희생을 바탕으로 한 선행은 또다른 선행을 만드는 선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사미마코토 작가는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소년 소녀들, 우리에겐 비행청소년이자 불량청소년들인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보살피고 이해해야될 존재로 위로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조금의 관심을 통해 이들을 돕고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이 소년 소녀들의 삶은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소설을 끝까지 읽고나니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하시모토와 아키라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달빛이란 의미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하시모토라고 생각했거든요.

이제 돌을 맞이하는 제 딸이 살아갈 세상이 항상 밝지만은 않더라도 달빛은 항상 닿는 거리이길 바라며, 나도 어려운 누군가에겐 달빛같은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우사미 마코토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잘 느껴졌던 독특한 일본 미스터리소설, 달빛이 닿는 거리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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