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끝났다
후루타 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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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타 덴 일본미스터리소설추천 사건은끝났다 블루홀식스출간 서평



후루타 덴 작가의 신작 소설 사건은 끝났다를 읽었다.

후루타 덴 하면 자백전문 경찰 가노라이타가 바로 떠오르는 내겐 조금 낮설게 다가오는 소설이었지만 '거짓의 봄'에서 느껴지던 냉혹한 사건 너머로 풍겨오는 따뜻한 사람냄새는 여전한 작품이었다.


소설은 연작소설의 형식으로 일본의 지하철 내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을 중심으로 제목 그대로 사건이 끝난 이 후,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단 3분, 지하철 내부에서 20대의 남자가 칼부림을 일으키고 바로 옆에 앉아있던 임산부가 다치고 노인이 이를 막다 사망한다. 곧 이어 지하철 문이 열리자 직원들이 범인을 제압하고 한 명의 사망자와 몇몇의 부상자를 남긴 채 사건은 끝났다.


후루타 덴은 죽은 노인과 범인이 아닌, 같은 지하철에 타고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건이 끝나고 남겨진 주변 인물들의 트라우마와 극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누구보다 건장한 체격을 가졌지만 칼부림의 현장에서 겁에 질려 도망쳐버린 가즈히로, 요즈음에 와서야 남을 돕는 것 보다 나 자신을 건사하는 것을 우선으로 두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칼부림 현장이 공개되며 가즈히로는 네티즌들의 공격대상이 되어 버린다. 심지어 그보다 훨씬 병약한 70대의 노인이 임산부를 위해 대신 죽었기 때문에 더더욱.


사건 현장에선 사건과 무관하게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고, 그 날의 기억이 송두리째 잊혀진 사람도 있었다. 임산부는 살아남아 자신을 대신해 죽은 노인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안전은 철저히 지키면서도 대피로를 정리하는 수준의 선행을 베풀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소설 사건은 끝났다는 이런 예상치 못한 참혹한 사건에 휘말린 보통사람들의 성장과 극복을 그리는 따뜻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의로운 사람이 있지. 나라면 분명 다른 사람들을 내버려 두고 도망쳤을 거야."

"보통은 그래요."

그래, 보통은. p217


우리 나라에도 최근들어 유독 무차별 흉기 난동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뉴스를 접하다보면 아주 가끔, 밖을 나서는 것이 두렵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혹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고민이 될 때도 있다. 그리고 조금은 이번 작품을 읽으며 내 생각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


그런 사건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끝나지 못한 사건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따뜻하게 말해주는 소설, 후루타 덴의 '사건은 끝났다'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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