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도
유호현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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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현 작가님의 천사도를 읽었다.

작가님의 첫 작품이라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읽었는데 소재부터가 워낙 자극적이며 신선해서 첫 페이지부터 제대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그 인상적인 강렬한 시작을 공유하자면.

전입은 가능, 전출은 불가. 주민 104명중 강력범죄 및 X약 전과자 103명. 8p

천사도라는 배경을 이 짧은 문장으로 강렬하게 표현하며 시작한다. 단 한 명의 의료진을 제외하면 모두가 강력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들만 거주중인 독특한 섬으로 어떻게보면 이 천사도와 감옥이 뭐가 다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감옥 대신 섬에 가두어 둔 것 아니냐고.

하지만 놀랍게도 이 천사도의 103인의 강력범죄자들은 이미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사람들이다. 어떤 지자체에서도 이들을 받아주지 않았기에 형기를 마쳤지만 천사도에 가두어져 오직 전출을 제외하고는 모든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말 그대로 '악마가 사는 평범한 세상'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천사도는 소설의 중후반부가 되어야 등장하는데, 그 전까지의 왜 천사도가 생겨나는지가 사실상 이 소설의 중심이 된다.

안일한은 법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며 돈을 받고 범죄자들을 풀어주는 악덕 변호사다. 조무상 회장의 아들 조강석의 형량을 줄여주는 대가로 기업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낸 안일한은 대선후보까지 올라가게 되고 결정적 한방을 위해 출소한 흉악범들을 울릉도 근처 외딴 섬에 격리해 살게하는 일명 '천사도법'을 공약으로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된다.

안일한 역시 조무상 회장과 마찬가지로 자식 농사에 처참하게 실패했고, 딸 안레아의 사망사건을 덮기 위해 무고한 한 남자를 대타로 내세워 죄를 뒤집어쓰게 만든다.

"이 녀석 애초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복수를 할 생각이 없었구나. 더 크게 갚아주고 싶은거야."

그렇게 안일한이 대통령이 되어 집권하기 위해 저질렀던 많은 일들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게 되고 결국 복수의 칼날은 닿을 수 없을 것 같던 안일한에게 향하게 된다.

영상화에 무척 적합한 소설이라고 느껴졌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무거운 분위기의 드라마처럼 읽혔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출소하게 된 흉악범들이 희망하는 지역을 선택하고 이들을 각 지자체에서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를 정하는 장면이었다.

각 지역별로 인구수에 비례하여 범죄자를 거부할 수 있는 거부권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 장면의 긴장감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진행이 빠르면서도 술술 읽히고 출소한 범죄자들을 격리시킨다는 독특하고 새로운 설정을 기존의 배틀로얄물과 다른 방식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소설 '천사도'를 추천드린다.

무엇보다 대사하나하나가 읽는 맛이 느껴졌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를 공유하며 서평을 마친다.

"그거 아십니까? 개는 태생적으로 짖어야. 반가워도 왈왈, 화가나도 왈왈, 배가 고파도 왈왈."

1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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