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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현영강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1월
평점 :

디스토피아 소설 반반한 마을의 현영강 작가님의 신작 소설 식물인간을 읽었습니다.
작가님은 이 소설을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고 하셨는데 읽다보면 느와르 느낌도 물씬 풍깁니다. 제게는 이 작품 식물인간이 하드보일드 장르의 스릴러 느낌이 무척 강한 작품으로 느껴졌습니다.
소설은 현실에서 도피하기로 마음먹은 청년 기성이 바다를 보기 위해 부산행 기차에 탑승하며 시작합니다. 기차에서 의문의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와 함께 목적도 모른 채 진실을 찾아 떠나는 위험천만한 모험에 오르게 됩니다.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걸맞게 다양한 인물들이 어디서부터 얽히는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자세히 보면 어딘가 숨겨진 관계의 끈이 보일듯 말듯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나는 그 사람의 보스의, 보스의, 보스의, 외동딸이에요. 이름을 아실까 모르겠네." P52
부르기도 힘들 정도로 아득하게 높은 신분을 가진 남가연과 그의 아버지이자 알 수 없는 애증관계로 묶인 남현.
남현의 든든한 보디가드이자 오른팔과 같은 남자 공덕과 아들을 빼앗긴 어머니 노파.
그리고 남현의 아래에서 물고 뜯고 하며 서로의 자리를 탐내는 은평과 버섯 마을의 노인.
시안은 웃음을 참으며 대답했다.
"아가씨의 반발 없는 입 다묾입니다." P211
19살의 나이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버리게 된 시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의도에 의해서 편을 갈라 다투고 죽이고 또 손을 잡게 되는 이야기는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액자와 궁 지하 1층에 잠든 채 연명하고 있는 여인이라는 미스터리한 요소까지 더해지며 본격적으로 몰입을 더합니다.
소설 식물인간은 전개에 대해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내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그저 흐름대로 작가가 보여주는 장면들을 머리속에 그리며 함께 하게 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에 짧은 템포로 스피디하게 나뉘어 진행되는 소설의 각 장 들 덕분에 이야기의 단락이 짧아 마치 소설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뒷 이야기를 예측 할 수 없는 전개 역시 미스터리 소설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잘 살리고 있었구요.
다양한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잘짜여진 하드보일드 느와르 소설 식물인간을 재미있고 잘 읽히는 스릴러 소설을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