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볼 - 제5,6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수상 작품집
손장훈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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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타임리프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톰크루즈가 죽을때마다 과거로 돌아가서 외계인과 싸우는 타임리프 영화 엣지오브투모로우부터 최근에는 장르문학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삼요소 회빙환 중 하나인 회귀까지, 이미 흘러간 시간이 되돌아간다는 소재는 상상력을 자극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합니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후회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이고 그렇기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선택을 번복할 수 있다는 소재는 너무 매력적이니까요.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은 2016년부터 황금가지와 브릿G가 함께 개최해온 공모전으로 소설집 데드볼에서는 제5회, 6회 공모전 수상작 중 대상2편과 우수작 7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을 소개드리자면



표제작이자 5회 대상 수상작인 데드볼은 시간여행과 스포츠물을 결합한 단편입니다. 스포츠 중에서도 특히 심리전의 요소가 강한 야구에서 투수의 볼을 확인한 뒤 과거로 돌아가 홈런을 빵빵 때려보는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 해본 적 있을 것 같은데요. 데드볼에서는 시간을 돌리기 위한 조건으로 데드볼을 맞아야 한다는 것과 시간역행의 페널티로 데드볼로 인한 상처는 시간이 되감기며 사라지지만 고통은 육체에 남아 누적데미지를 입힌다는 제약을 걸어놓습니다.


확실히 타임리프물은 시간이동에 대해 확실한 발동조건과 제약을 얼마나 밸런스 있게 설정해놓느냐가 재미의 척도인 것 같은데요. 시간이동이 너무 쉽거나 그에 따른 제약이 없으면 주인공의 행보에 갈등을 빚을만한 요소가 없어지니 소설이 너무 루즈해질테니까요. 데드볼은 이 두 요소를 균형있게 설정했고 시간여행을 스포츠선수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초능력 중 하나로 설정하므로써 색다른 재미를 더한 작품이었습니다.



캐트닙 네트워크는 고양이의 신비로움에 모든 것을 맡긴 작품이었습니다. 시간여행이 자유로운 길고양이의 여정에 주인공이 휘말려 일제강점기로 이동하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독특했던 점은 시간여행으로 과거에 영향을 끼치게 되면 반동으로 미세먼지가 심해진다는 설정이었는데요. 얼핏보면 전혀 상관없는 일들이 시간여행으로 인한 나비효과로 벌어진다는 설정이 독특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6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김상원 작가님의 외면술사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능력이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비교적 대중화된 세계를 표현하는데 소설의 첫문단이 KBO의 몰락으로부터 시작되어 마치 5회 대상 수상작인 데드볼의 이후를 보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든 인간이 과학기술로 인해 최고수준의 지능과 육체능력을 가지게 된 먼 미래, 인간은 그래도 경쟁을 포기하지 못하고 남들보다 나아지기 위해 초능력을 개발해 승부한다는 설정부터가 매우 새로우면서 매력적입니다.


타임리프를 여러 초능력 중에 하나로 설정하며 공정과 불공평에 대해 시니컬하게 이야기합니다.


무엇보다 시간이동 능력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없다면 얼마나 압도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지가 드러났던 작품이라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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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둥근 궤도 속에서 원인과 결과가 맞물리고, 우연과 필연이 맞물리며 한은세의 인생이 순환하고 있었다. -라젠카가 우리를 구원한다 했지, 김아직​



마지막으로 가장 내용이 어둡고 진지하며 암울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한줄기 희망을 끝까지 포기하지않아 감동적인 여운을 남긴 작품, 오빠의 시간여행까지.



타임리프를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써내려간 단편작품들을 엄선해 모은 작품집 데드볼을 sf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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