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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크라임 ㅣ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평점 :

#도서협찬
덴도 아라타의 장편 미스터리 소설 젠더 크라임을 읽었습니다.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중에서도 젠더이슈를 온 힘을 다해 표현하는 극 사회파 소설로 사회파 페미니즘미스터리소설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젠더 폭력의 뿌리를 25년간 탐구해오며 내면에 쌓여있던 답답함을 이 소설을 통해 풀어내려는 덴도 아라타 작가의 의지가 느껴지는 것 처럼, 소설 젠더 크라임은 소설의 초반부 단 20p만으로도 여성이 받고 있는 여러가지 불이익을 성인지감수성과 연관지어 쏟아냅니다.
작가는 페미니즘을 표현하기 위해 세상 온갖 사례들, 어디선가는 일어나고 있을 것이고 또 언젠가는 있었을 일들을 밀도 높게 '구라오카'의 주변에 몰아넣습니다. 구라오카는 성착취동영상을 촬영한 범죄자를 두들겨 팬 후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해보이는 '맛이 간 계집애'라는 표현을 쓰고 직장 내 성희롱을 참지 못했다는 이유로 '철벽녀'라는 별명을 가진 동료에게 그 표현을 지적을 받습니다. 해당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는 짧은 시간의 대화에서도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호칭을 사용해 파트너로부터 지적을 당합니다.
주로 남편을 '주인'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다 호되게 혼나곤 하는데 단어 자체가 굉장히 여성을 낮추고 남성을 높혀 부르는 말이라 일본의 젠더의식에 대해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슈진의 어원에 대해 알아보니 가장이 가주로서 절대적 권력을 가지던 일본의 과거 가부장적 문화에 기인하고 현대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옷토로 대체되었다고 해 그나마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구요.
심지어 이 호칭문제는 딸이 실종되었다가 겨우 찾아낸 긴박한 상황에서도 등장해 작가의 성차별에 대한 강렬한 주제의식을 느끼게 합니다.
여기에 구라오카의 개인 가정사까지 일본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을 표현하기 위해 세밀하게 묘사됩니다. 구라오카는 누가 보아도 존경받아 마땅한 열혈 형사지만 집에서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말을 종종 내뱉곤합니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구라오카는 단 하나의 그릇되거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전해 내려오는 대로 부족한 젠더 이슈에 대한 이해와 함께 다시 답보해가고 있을 뿐입니다.
심지어 작 중 경찰은 피해 여성에게 피해자도 잘못이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까지 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미스터리 소설로 사건이 진행되고 해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전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구라오카가 이번 사건을 통해 어떻게 페미니즘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의식이 개선되어 가는지도 매우 중요하게 표현합니다.
소설 젠더크라임은 한 남자가 알몸으로 살해당한채 발견되며 시작합니다. 남자는 '눈에는 눈'이라는 보복성 메세지와 함께 시체로 발견되었고 이내 경찰은 남자의 아들이 한 여대생에게 집단으로 약을 먹여 젠더크라임을 벌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미스터리 소설이 줄 수 있는 반전을 통한 재미는 이러한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서 독자들에게 건내는 문제의식과 상관없이 충분히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덴도 아라타의 올바른 페미니즘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미스터리 소설의 장르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써내려간 소설 젠더크라임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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