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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아파트 ㅣ 매드앤미러 3
전건우.전혜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평점 :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로 처음 접하게 되었던 텍스티의 매드앤미러 시리즈.
같은 한줄로 시작되어 전혀 다른 두 편의 이야기를 한권에 담은 매드앤미러 시리즈는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해 작가만의 고유의 색채를 담아 전혀 다른 이야기로 펼쳐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는 미스터리 공포 추리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전건우 작가와 역시 스릴러 호러 장르로 유명하지만 서브컬쳐도 좋아하는 전혜진 작가가 매드앤미러 금지된 아파트로 뭉쳤다.
책의 표지 이미지도 그렇고 금지된 아파트라는 제목에서 물씬 풍기는 호러 분위기 때문에 나 역시 등골 오싹해지는 스릴러 호러 장르를 상상하며 작품을 읽었고 예상치 못한 작품의 분위기에 놀라기도 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하나씩 소개를 하자면
전건우 작가의 괴리공간은 금지된 아파트라는 설정을 계속해서 사고가 일어나 결국 공사가 중단된 폐아파트로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가 예상하던 것, 예를 들면 폐아파트에서 귀신이 나온다거나 혹은 폐아파트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이 폐아파트는 사실 이세계와 현실에 반쯤 걸친 '괴리공간'이라는 곳이고 이 곳에서는 이계의 위험한 몬스터가 출몰하기 때문에 특별기관에서 괴소문을 흘려 민간인의 출입을 막으며 감시하고 있다는 것!
얼핏보면 괴리공간은 마치 해리포터의 마법사 세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존재하며 마치 머글들처럼 우리는 그 마법 세계에 대해 모르고 살아가는 것.
하지만 괴리공간은 요즘 웹소설의 장르문학과 비교하면 훨씬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던전이 열리고 능력자들은 각성하고 던전에서 튀어나오는 몬스터를 잡아 레벨을 올리는 것. 그리고 특별한 스킬을 획득해 나혼자만 사거리 무한, 공격력 무한, 레벨업 등등을 하며 먼치킨무쌍류를 찍는 것으로 더욱 익숙하니까.
전건우 작가의 금지된 아파트 '괴리공간'은 이런 현대판타지류와 설정은 비슷하지만 조금 더 현실적이다. 거짓된 이력서로 점철된 삶을 살아오던 최재수는 괴리공간의 경비로 일을 하게 되면서 자신만의 특성 '거의 없는 듯한 존재감'을 활용해 괴리공간에서 빛을 발한다. 존재감 없는 존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최재수가 앞으로 살아갈 길처럼 보이기도 한다.
매력적인 설정이었고 조금 더 길게 혹은 후속작이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전에도 선생님이랑 똑같은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요."
"환자 상태가 더 나아지긴커녕 점점 안 좋아지고 있으니, 의사도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하지."
두번째는 전혜진 작가의 missing.
괴리공간과 마찬가지로 공사 중 사고로 방치된 폐아파트가 주된 무대로 등장한다. 꼭 이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작 중 선재가 아버지에게 구입한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도 등장하는데 작품을 끝까지 읽고 나면 선재의 낡은 1억짜리 아파트야말로 이 소설의 진정한 금지된 아파트이지 않을까 싶다.
부모의 편향된 사랑으로 인해 소외당한 선재를 상징하는 요소로도 사용되는 아파트와 그런 그녀가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다시 스스로를 되 찾는 폐아파트의 두 이미지가 교차되며 왠지모를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아무생각 없이 순수 재미를 위해 즐기며 읽을 수 있었던 괴리공간과 읽고 나면 많은 여운이 남는 씁쓸하고 우울하면서 슬프지만 종내에는 묘하게 희망적인 전혜진 작가의 Missing이 어우러지며 매드앤미러 시리즈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뽑아내지 않았을까 싶다.
두 작품을 모두 읽고 금지된 아파트의 표지를 보니 붉고 푸른 두 색상이 구분되어 있다 충돌하는 이미지 역시 이 두 작품을 담은 시리즈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번 설 연휴, 색다른 두 작품이 수록된 한권으로 스펙트럼 넓은 독서를 원하는 분들께 금지된 아파트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