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미친 누나 네오픽션 ON시리즈 30
배기정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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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정 한국소설추천 나를사랑하는미친누나 서평 네오픽션 출간

배기정작가님의 소설 나를 사랑하는 미친 누나를 보았습니다. 책의 표지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요. 얼룩말처럼 보이는 줄무늬가 기묘하게 뒤틀리며 하트 모양을 그려냅니다. 뒤틀린 사랑을 표현하는 것 처럼 느껴져서 책의 첫페이지를 넘기기 전부터 기대만발! 소설은 주요 등장인물 네명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망한 아이돌 출신으로 현재는 트롯돌로 전업해 우연히 찍힌 직캠의 인기를 업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지세준. 마트에서 일을 하며 자존감 낮은 삶을 살고 있지만 예쁜 남자를 좋아하는 홈마 연희정. 같은 망한 아이돌 출신이지만 결국 전성기를 맞이하지 못하고 화류계로 빠져버린 지세준의 여자친구 박린아. 그리고 연희정의 비밀을 추격하고 있는 여형사 민성연. 연희정이 우연히 촬영한 직캠영상으로 지세준이 전성기를 맞이하자 연희정은 지세준의 홈마이자 사생팬으로 입덕하게 됩니다. 그런 사생팬들을 지세준은 완벽한 팬서비스로 만족시켜주며 아이돌은 팬이 있어야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줍니다. 심지어 팬싸에 찾아온 팬의 생리날도 기억하고 있는 모습으로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정도입니다. 사생들이 꿔준 것 없이 나를 쫓아다니는 악덕 사채업자 같다면, 연희정은 필요악이었다. 27페이지 지세준은 자신을 사랑하는 미친 누나들을 자신의 인기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소설의 주요등장인물은 네명이지만 이야기는 철저하게 지세준과 연희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아이돌에 빠져 사생까지 하게 된 연희정이 낮은 자존감을 어떻게 채워가는지를 리얼하게 표현하며 한단계 한단계 더 안좋은 쪽으로 진화해나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합니다. 지세준은 치정 때문에 추락한다. 하...... 이건 내 잘못이 아니지 않나. 아니다. 생각을 고쳐먹자.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남의 연애고 치정이고 뭐고 탓할 필요도 없다. 140페이지 특히 소설을 읽는내내 불쾌하고 역겨웠던 연희정의 시점에서 표현되는 파트와는 다르게 지세준이 등장하는 부분은 인간적인 매력까지 느껴집니다. 분명 백퍼센트 순수하고 솔직한 아이돌은 아니지만 그의 고뇌는 인간적이며 그래서 더 매력적입니다. 덕후들을 위한 길티 플레저를 위해 언더 붑 상의를 입고 워터 밤 무대에 오르는 지세준의 마인드는 프로페셔널하기까지 합니다. 슈퍼 엉클이라는 예능에서 함께 하게 된 아기 서윤이의 똥냄새는 아직 적응하지 못했지만 촬영이 끝나도 아가에게 배방구를 하는 그는 인간적입니다. 그런 둘에게 임신한 전여자친구 박린아라는 재앙이 닥쳐오며 지세준은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 연희정은 그녀의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 각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누나는 미친 것 같아요." "맞는 말이야." "누나, 이거 칭찬 아니에요." "미치지 않고서야 되겠어?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야. 사랑하는 일이야." 213페이지 홈마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던 저였지만 이 한권의 소설을 통해 음습한 사생팬의 세상을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경험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한 인간의 내면을 마치 직접 경험한 것처럼 세밀하게 표현해 더 소름돋았던 소설 '나를 사랑하는 미친 누나'를 순수하게 재미있는 잘읽히는 소설을 찾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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