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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아들
안도 요시아키 지음, 오정화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1월
평점 :

안도 요시아키 작가의 사라지는 아들을 읽었습니다.
지금은 회귀물이나 타임리프물이 일본에도, 국내에도 장르문학의 한 요소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읽게 된 소설 사라지는 아들은 처음 접해보는 종류의 타임리프물이었습니다.
일본추리서스펜스대상 우수상과 호러서스펜스대상 특별상을 비롯해 현지에서 인정받는 다양한 작품을 출간한 만큼 왜 이제서야 국내에 처음으로 안도 요시아키라는 작가가 소개되는지 의아했을 정도로 작품의 짜임새가 완성도 있었으며 단순하게 읽고 소비하는 작품이 아니라 책장을 덮은 후에도 여러가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소설 사라지는 아들은 2005년 어느 날 갑자기 가즈오의 8살짜리 아들 케이스케가 전생을 각성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케이스케는 목에 교살의 흔적이 흉터처럼 생겨나며 평소와 다른 어른스러운 말투로 가즈오에게 말합니다.
"태어나기 전에는 말이야, 죽었었어." p23
그리고 최면치료를 통해 케이스케의 전생이 오이카와였다는 것을 기억해냅니다. 그리고 병원의 기묘한 CT실에서 가즈오는 정확히 33년전, 오이카와가 사망하기 며칠전으로 타임리프 하게 됩니다. 아들 케이스케는 곧 과거로 가게 될 아빠에게 타임리프의 기회는 세번 뿐이며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도착한 과거는 현재의 자신과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케이스케의 전생인 오이카와는 자신의 어머니 후미요와 관계가 있는 것 같고 자신의 삼촌과 곧 자신과 결혼하게 될 어린 시절의 아내도 만나게 됩니다. 심지어 후미요의 뱃속에는 곧 태어나게 될 자신이 잉태중입니다.
오이카와 에이치는 케이스케로 환생해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사람이었다. 그러나 오이카와는 죽지 않고 아직 살아 있다. 죽어야 할 때 죽지 않았다. 그래서 케이스케는 그 영혼을 이어받지 못한 채, 허무하게 이 세상을 떠나버린 것이 아닐까? p201
첫번째 타임 슬립에서 가즈오는 오이카와를 살해될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성공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되지만 이번에는 사망해야 할 오이카와가 생존함으로써 소중한 아들 케이스케의 존재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즈오는 이어질 타임슬립을 통해 오이카와를 구해야할지, 미래의 케이스케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즈오가 내린 선택들은 33년뒤의 현재의 가즈오에게 나비효과가 되어 돌아오게 되며 가즈오는 앞으로 자신이 어떤 판단을 내려야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소설은 독자에게 많은 질문을 합니다.
오이카와는 왜, 누구에게 살해당했을까.
가즈오의 전생은 누구일까.
가즈오의 아버지는 누구일까.
선택의 딜레마와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는 나비효과, 그리고 미스터리 소설이 가져야 할 다양한 의문들은 뿌려진 복선들을 완벽하게 회수하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결말로 완성됩니다.
반전의 재미를 갖춘 추리 소설이면서 후미요의 아들이자 케이스케의 아버지인 가즈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메세지까지 전하는 소설 '사라지는 아들'.
가슴이 따뜻해지는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 분, 비슷한 패턴의 미스터리에 질려 새로운 추리소설을 원하시는 분 그리고 미스터리 소설에 가벼운 마음으로 입문해보고 싶은 모든 분들께 안도 요시아키의 사라지는 아들을 추천드립니다.
해당 서평은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하빌리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