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의 순례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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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시리즈의 완간 30주년을 맞아 개정판으로 출간되고 있는 캐드펠시리즈의 열번째 작품 고행의 순례자를 보았습니다. ​ 그간 역사미스터리라는 장르로서 중세 12세기 영국을 시대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던 엘리스 피터스 작가는 총 스무권의 이야기 중 그 반환점을 돌아오는 열번째 이야기로 고행의 순례자를 정통 역사미스터리로 그려냅니다. 그리고 그간 그려오던 수도원과 수사들의 이야기는 어느새 한편의 서사를 완성해 종교미스터리로도 완성됩니다. ​ 특히 열번째 캐드펠 시리즈라는 상징성답게 고행의 순례자는 소설의 초반부에 앞선 작품들의 후일담과 그 사건에 관한 캐드펠의 고뇌를 함께 다루는데요.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과 얼음속의 여인이 이에 해당합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았다면 앞선 두 작품의 결말에 대해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될 수도 있는것이죠. 성녀를 비롯해 얼음속의 여인에는 그 이름만이 언급되었던 로랑스 당제가 이번 작품에서는 더 큰 비중으로 출연해 캐드펠수사시리즈의 시리즈가 가지는 연속성에 힘을 더해줍니다. ​ 소설의 초반부는 역사소설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잉글랜드의 내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의 묘사에 충실합니다. 모드황후와 제임스국왕의 내전은 제임스가 포로로 잡힌 상황에서도 왕비에 의해 이어지고 있으며 교황은 내전으로 인한 고통을 빨리 끝내야한다는 대의명분으로 무장한 채 국왕에서 황후로 그 노선을 갈아탑니다. ​ 캐드펠수사가 속한 수도원에서는 성녀의 유골을 이장하는 큰 행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각자의 소원을 성녀의 유골에 빌기 위해 찾아오는 순례자들과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축제를 벌이려는 시민들로 인해 수도원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습니다. ​ ​ "여기 모인 이들 중에는 영 찜찜한 자들도 한두 명 있어요. 본인들은 순례차 왔다고 떠들어대지만요. 불한당은 어느 무리에나 섞여 있는 법이잖아요. 심지어 성인들이 있는 곳에도 말이죠." "그 분들을 보러 온 신자들이 지갑이나 다른 값나가는 것을 갖고 있는 한, 그런 자들은 나타나기 마련이지요." p78 ​ "자기가 선택하지도 않은 고통을 안고 태어나 겸허한 태도로 이를 감내하는 이들이 얼마든지 있는 세상에 굳이 스스로에게 요란한 고행을 부과한다니, 사실 내겐 뭔가 초점이 어긋난 이상한 행동으로 여겨집니다. 경건한 행동일지는 몰라도 통 곱게 보이지가 않아요." p105 이렇게 수도원을 방문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중에는 캐드펠이 눈여겨 볼 만한 비밀을 간직한 사람들이 함께 섞여있습니다. ​ ​ ​ 발목이 아픈 조카를 데리고 온 여인 위버부인, 스스로 고행을 자처하는 청년 키아란 그리고 남부에서 크게 한탕하고 온 것 같은 불량배들까지요. ​ 유골 이장 행사가 다가올 수록 수도원에서는 각 종 의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캐드펠은 이제 순례자의 비밀을 알아내기 시작합니다. ​ 캐드펠수사시리즈의 열번째작품 고행의 순례자는 단순 역사 미스터리가 아니라 여기에 종교를 심도있게 추가합니다. 소설의 중후반부에 나오는 성녀의 기적은 추리소설의 트릭으로 작용하지 않고 온전히 기적으로 남아 여운을 남깁니다. 끝끝내 자신의 선택에 고뇌하던 캐드펠 역시 자신의 앞에 펼쳐진 성녀의 두번째 기적을 통해 선택에 대한 확신과 마음속 평안함을 되찾았길 바라게 되네요. ​ 캐드펠 시리즈의 열번째 작품으로 역사미스터리라는 틀 속에 단순한 추리소설로 끝나지않고 복수와 용서 그리고 남녀간의 사랑까지 모두 훌륭하게 그려낸 소설, 고행의 순례자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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