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 데이
이현진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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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스미디어에서 출간된 이현진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치팅데이를 보았습니다.


소설 치팅데이는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소재로 한 만큼 K-덱스터가 떠오르는 소설이었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자상한 초등학교 교사지만 내면은 반사회적 싸이코패스인 희태는 자신의 어두운 성향을 숨기며 평범한 사람인척 살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내면의 싸이코패스적 기질을 토해낼 배출구는 필요한데요, 희태는 한 달에 한 번 사회에 해악만끼치는 악인들을 살인하기로 하는 자신만의 룰을 정하고 그 날을 치팅데이라고 부릅니다.


이 부분이 덱스터와 비슷한 듯 차별화된 포인트였는데요.

덱스터에서는 그의 아버지가 아들의 기질을 알아보고 올바르게(?) 살인 욕구를 해소하며 타인의 눈에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처럼 비칠 수 있도록 직접 덱스터에게 살인의 기술을 가르쳐 악인을 사냥하게 한 반면, 희태는 스스로 자신의 살인본능을 해소하기 위해 그 자신의 경험을 통해 방식을 확립합니다.


나를 몰래 괴롭히던 현수는 상을 받았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현수를 밀친 나는 벌을 받았다. 걸리느냐 안 걸리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즉, 걸리지만 않는다면 아무도 내게 잘못을 묻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 p43


소설은 싸이코패스인 희태가 악인을 사냥하는 살인마가 되는 과정을 희태의 내면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매우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에게 걸리지 않는 방법만을 신경을 쓰던 희태는 이제 조금씩 그 일에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부여합니다.


선하고 정의로워야만 영웅이 되는 건 아니었다. 악당을 처단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 건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이는 건 정당한 것이 될 수 있다. p81


그리고 희태는 이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시작한 살인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정화 쯤으로 생각하며 더 당당하게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합니다.


희태가 그만의 치팅데이를 마음껏 누리고 있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점찍은 '악인'을 정체 불명의 누군가에게 눈 앞에서 빼앗기고 맙니다.


그렇게 악인을 사냥하는 싸이코패스와 살인마는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소설 치팅데이는 악인을 사냥하는 살인마라는 어찌보면 다양한 소설과 영화, 드라마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그만큼 재미를 보장하는 매력적인 설정을 가져와 거기에 다양한 변주와 디테일한 내면묘사를 더합니다.

희태의 사냥감을 가로 챈 또다른 악인 사냥꾼의 존재는 소설의 몰입감과 긴장을 더했고, 오래 전 희태를 떠올리게 하는 어린 민서는 다음 세대의 희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살인마끼리의 대결이라는 피카레스크 장르의 재미에 이현진 작가님만의 섬세한 싸이코패스 내면에 관한 묘사를 더한 K-스릴러, 한국판 덱스터의 탄생을 그린 소설 치팅데이를 미스터리장르의 모든 팬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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