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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2월
평점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잘 알려진 작가 야마다 무네키의 신작 헤르메스를 만나보았다.
이번 신작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는 전혀 다른 장르인 SF미스터리소설이라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접했던 분들이라면 살짝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미 야마다 무네키 작가는 SF소설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을 출간한 적이 있다.
바로 백년법이 그 소설.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모두가 무한한 수명을 가지게 된 사회에서 지배층과 보통의 소시민 계급이 어떻게 변해가고 대응하는지를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그려냈던 작품으로 그 백년법의 작가 야마다 무네키의 신작이 SF미스터리 장르라는 소식에 바로, 누구보다 빠르게 사전 서평단으로 만나볼 수 밖에 없었다.
소설 '헤르메스'는 소행성의 충돌위기에서 가까스로 피해간 지구의 인류들이 한 번 겪은 지구 멸망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구의 깊은 곳에 피난용 지하 도시를 건설한 후, 데이터 수집을 위한 피실험자를 모집하여 10년간의 거주 실험을 진행하고 이 실험이 거의 끝나갈 때를 시점으로 시작한다.
소행성의 위기가 2029년 닥쳐오고 현재는 10년의 지하도시 실험이 거의 끝나가는 25년 후인 2054년. 일본에 위치한 지하실험도시의 스탭 세라는 피실험자들중 일부로부터 지하도시에 남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받는다.
1년에 20~40만달러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실험에 참여한 피실험자들이었기때문에 지하도시의 관리자들은 피실험자들의 잔류요청이 보상을 더 받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잔류무리의 대표 곤노 유카리는 잔류희망자들은 10년의 실험참여보수인 한화 약 82억정도의 보상마저 포기할테니 2~3년만 더 지하도시에 남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사실 지하도시는 빈말으로라도 교도소보다 낫다고 말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지하도시의 스탭 세라와 관리자 가토는 이들이 지하도시에서 본 환각을 종교로 여기고 그 들이 스스로 만든 종교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신에게 여기는 실험 시설이 아니라 피난소이고, 지금 지상으로 돌아가는 건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거네요. 그래서 보수 따위는 처음부터 안중에도 없었던 거고요."
"소행성은 2년 이내에 반드시 올거에요."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p64
하지만 곤노는 세라에게 자신이 이 지하도시에 남으려는 이유는 자신이 본 미래예지 때문이며 오히려 세라에게 조만간 지상에 소행성이 추락할테니 그에게도 지하도시에 남을 것을 권유한다.
그렇게 그들의 제안은 받아들여지고 4개월 후 지하도시 헤르메스는 지상과 연락이 단절되게 되며 이 소설의 1부가 끝이 나게 된다.
가제본은 450p가 훌쩍 넘는 장편 소설 헤르메스의 1부에 해당하는 88p까지로 구성된 얇은 미리보기용 책자였는데, 그 덕에 서평을 쓰면서도 스포일러 걱정을 전혀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도 뒷 내용을 전혀 모르니까!
그럼에도불구하고 사실 가제본의 3~40p정도를 읽을 때 부터 이 소설은 굉장히 충격적이며 재미있을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었고 1부를 다 읽은 지금은 소설이 정식출간되는 11월 5일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게 되었다.
SF소설이면서 미스터리장르라는 미스터리소설의 팬들도, SF소설의 팬들도 두배로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야마다 무네키의 신작 헤르메스..
얼른 소설이 정식 출간되어 지하주민들이 동시에 목격한 집단 환각의 정체와 그들이 지하도시에 남기로 결정한 진짜 이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예상되지 않지만 기대는 무한히 되는 야마다 무네키 작가의 이야기를 이어서 읽고 싶다.
차세대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불리지만 이미 야마다무네키라는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해나가는 그의 신작 헤르메스를 나를 비롯한 모두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