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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엘리스 피터스 작가의 캐드펠수사시리즈의 여섯번째 작품인 얼음 속의 여인을 읽었습니다.
순서와 상관없이 읽어도 된다는 팁을 받고 귀신 들린 아이를 먼저 읽었는데 또 다른 의견으로는 정말 운이 없는 경우 뒷 시리즈에 앞 시리즈의 결말과 관련된 내용이 조금씩 언급되어 스포일러를 당할 수도 있다고해서 다시 얌전히 순서대로 읽기 위해 얼음속의 여인으로 돌아왔네요.
이번 시리즈는 1139년의 잉글랜드를 무대로,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중세국가에서 질서가 무너지고 야만이 고개를 든 차가운 겨울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귀족 가문의 생존자이자 남매인 이브 위고냉과 에르미나 위고냉은 힐라리아 수녀와 함께 슈루즈베리 수도원까지 이동하던 도중 모두가 실종됩니다.
내전 상황의 잉글랜드에서 왕과 황후의 세력간의 반목으로 인해 황후측 세력이 왕의 세력권 내에서 위고냉 남매를 수색하는 것은 용인되지 못하지만 수도원은 죄없는 어린남매를 위해 인도적인 결정을 내리고 수도원의 인원들을 통해 위고냉 남매를 찾아보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캐드펠 역시 이 일에 동참하게 됩니다.
어린 양이군. 옷이 벗겨진 채 폭행당하고 살해당한 하느님의 어린 양...... 그녀는 열여덟 살쯤 되어 보였다. 이렇게 그는 에르미나 위고냉을 찾았으나 곧 다시 잃고 말았다.p76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얼음 속의 여인 역시 소설의 극 초반부에 발견됩니다.
눈 덮힌 얼음 속의 나신의 여성은 그 자체만으로 소설의 분위기를 차갑고 시리게 만듭니다.
소년이 힐라리아 수녀를 통해 석숭한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느꼈다면, 이는 아마도 가장 순결하고 아름다운 종류의 감정이었으리라. 사랑의 대상이 무참히 피살당했다 해도 소년의 가슴에는 그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터였다. p131
그럼에도 여전히 캐드펠은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이를 통해 엘리스 피터스 작가의 인간에 대한 온기어린 통찰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심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통해서요.
케드펠시리즈의 여섯번째 이야기 얼음속의 여인은 잉글랜드의 내전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어우러져 무법시대를 살아가는 힘없는 자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해서 더더욱 미스터리 장르가 역사미스터리로서 어떻게 완성될 수 있는지를 다시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작품 곳곳에 배치된 반전장치를 통해 미스터리 본연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구요.
얼음 속에서 발견된 여인과 기억을 상실한 수사의 미스터리를 따라가다보면 곳곳에서 조금씩 그 흔적이 드러나는 캐드펠의 과거도 몹시 흥미롭습니다. 캐드펠의 사랑이야기도 언젠가는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을까요?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드펠수사 시리즈, 그 중에서도 반전이 주는 재미를 좋아하신다면 얼음 속의 여인으로 입문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