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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세븐 ㅣ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평점 :

이사카고타로 작가의 킬러시리즈의 신작 트리플세븐을 보았습니다.
킬러 시리즈 그래스호퍼, 마리아비틀, 악스 중 가장 재미있다는 평을 받고 할리우드에서 불릿트레인으로 영화화까지 된 작품 마리아비틀의 주인공 나나오가 그대로 등장하며 불운이 겹치고 겹쳐 일이 여기저기 꼬이며 다양한 킬러들이 복잡하게 얽혀가는 재미도 여전합니다.
이사카 고타로의 여러 소설들이 다 그렇지만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해 얽히고 설키지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지 않고 쉽게 이해되며 읽히는 재미는 여전히 놀랍습니다.
📕"내 인생은 슬롯머신을 돌리려고 하면 레버가 망가지는 식이었어." p234
소설의 주인공 나나오는 불운을 타고난 킬러인데요. 다른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수 있게 일곱가지 불운을 짊어진 무당벌레라고도 하지만 본인은 그 역할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도 나나오는 마리아로부터 그저 딸이 그린 액자를 아빠에게 전달하기만하면 되는 손쉬운 임무를 받게 되지만 저번에도 그랬듯 나나오의 타고난 불운에 덤벙거리는 실수까지 겹쳐 윈튼펠리스호텔에는 피냄새 가득한 지옥도가 펼쳐집니다.
나나오는 그저 호텔의 호수를 잘못알고 그림을 오배송했을 뿐이지만 윈튼펠리스호텔은 이미 다른 킬러들의 임무들로 인해 피 튀기는 살육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불운을 몰고 다니는 나나오답게 어느샌가 그 역시 윈튼펠리스호텔을 피로 물들이는 주범이 되어버리구요.
서문에서 작가가 밝혔듯 마리아비틀의 주인공 나나오의 속편으로 수평적이었던 신칸센에서 이제 수직으로 이동하는 호텔이라는 컨셉을 먼저 잡고 소설을 구상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컨셉을 훌륭히 살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투씬 하나하나가 호텔이라는 공간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는데요. 베게와 담요라는 콤비의 호텔비품들을 활용한 전투씬부터 나나오와 바람총 육인조와의 호텔엘리베이터 전투씬은 이 소설 트리플세븐도 제발! 영화화가 되어 제가 머릿속으로 그려온 전투씬을 스크린으로 보고 싶어질 정도였으니까요.
트리플세븐의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 세개를 꼽으라면
첫번째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게 묘사되는 전투씬이며
📕"해커 아줌마니까 그렇겠지. 빅선(big sun), 큰 해, 해커." p157
📕콜라를 잃은 소다와 코코를 잃은 가미노 사이에 끼어버린 나나오는 어떤 심정으로 있어야 할지 고민됐다. 자신도 소중한 파트너를 잃어버려야 할 것만 같은 본말이 전도된 기분도 들었다. p210
두번째는 피냄새 물씬 풍기는 이야기 전개 와중에도 툭툭 치고나오는 이사카 고타로 스타일의 유머를 들 수 있고
마지막으로 결말부에서 의미없는 듯 뿌려졌던 복선들이 모두 회수되며 미스터리 장르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반전의 묘미를 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절대로 젊어질 수는 없으니까 젊은이가 고생하는 구조를 만들면 자기는 점점 100퍼센트 안전권에 가까워지죠. 누구든 본인이 손해를 보는 일에는 찬성하고 싶지 않을거에요. p164
📕"매화나무는 매화꽃을 피우면 돼. 사과나무는 사과를 피우면 그만이고. 장미꽃과 비교한들 아무 의미도 없어." p213
거기에 왠지 모르게 인생을 통찰하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까지요.
특히 킬러시리즈를 모두 읽고 보면 훨씬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가득한데요.
과일콤비가 떠오르는 콜라와 소다 콤비부터 소설 초반부에 육인조에 의해 언급되는 푸시맨의 뒷이야기 그리고 나나오의 회상에서 잠시 등장하는 풍뎅이의 모습까지.
😍어찌보면 타인을 배려하고 착해보이는 나나오조차 일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피냄새 물씬 풍기는 악인인 피카레스크 장르이면서 하드보일드 느와르 장르소설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약간은 시니컬한 블랙유머와 함께 제대로 느끼게 해준 이사카 고타로의 신작 트리플세븐!
트리플세븐은 묵직한 액션에 가벼운 유머 그리고 미스터리소설 본연의 반전의 재미까지 갖춘 소설로 일반적인 일본미스터리소설을 넘어 이사카 고타로만의 속도감있는 전개와 눈에 그린듯 생생한 전투씬이 압권이었던 소설로 여름에 등골 시원한 쾌감을 찾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