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괴괴 중국 도시 괴담집 - 상하이 흡혈귀부터 광저우 자살 쇼핑몰까지
강민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장르의 소설을 좋아하던 내게 제목부터 너무 흥미로웠던 소설 기기괴괴 중국 도시 괴담 모음집을 읽어보았다. 평소 괴담이라고 하면 일본에서 온 종류밖에 접하지 못했었는데 나라의 특성을 따라가는 것인지 유독 중국의 이야기는 접할 기회가 쉽지 않았다. 사실 어느나라든 괴담은 다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중국 도시 괴담 모음집을 통해 중국 괴담에는 중국만의 특색이 강하게 묻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어디든 비슷비슷하다는 도시의 괴담임에도 불구하고! 기기괴괴 중국 도시 괴담 모음집은 '모음집'이라는 분류에 적합하게 굉장히 다양한 괴담을 방대하게 모아두었는데 무려 그 수가 서른 여섯개나 된다. 제목은 중국의 도시 괴담이지만 중화문화권 전체를 다루고 있어 홍콩과 대만의 괴담까지 수록되어 있었다. 실제 상하이 여행을 통해 경험했던 우캉맨션에 얽힌 괴담부터 중국의 역사인 문화대혁명과 2차세계대전까지 얽혀 중국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볼 수 있었던 괴담들이 특히 인상 깊었고 단편인만큼 특별히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몇 개 추려 소개해보자면... '13번째 군인의 목소리' 대만의 괴담으로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유형의 괴담이 전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디든 어둡고 미지의 대상에 대한 공포는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대만에서는 괴담의 주인공들이 군인이라는 것이 조금은 이색적인 부분. '귀압신' 흔히 가위눌림에 대한 현상을 주제로 한 괴담. 중국에서는 가위눌렸을 때 귀압신을 만난다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취안푸 초등학교의 폐쇄된 4층' 대만의 취안푸 초등학교에서 새어나오는 일본어. 취안푸라는 단어의 뜻 자체가 해방이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의 대만의 아픔을 나타내는 괴담. 서른 여섯개의 중국 괴담을 읽으며 특히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었는데 대충 뭉뚱그려 표현하는 우리 괴담과는 다르게 중국의 괴담들은 장소와 시간 그리고 등장인물이 매우 디테일하다는 점이었다. 중국 산시성 시골 마음 타이위안에 사는 왕셩이나 '의문의 소용돌이' 괴담의 1981년 7월 24일 중국 쓰촨성과 윈난성이라는 디테일한 날자까지 괴담을 단순한 괴담이 아니라 생생하게 다가오는 현실적 공포로 느끼게 해주는 요소로 매우 훌륭했다. 또 괴담을 단순히 괴담으로 읽기보다 생생한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훨씬 더 몰입할 수 있었다. 가까운 거리와 전혀 다른 문화만큼 왠지 모르게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느껴졌던 중국 괴담들. 무더운 여름 오싹하게 즐길 수 있는 괴담집으로도 훌륭하지만 괴담을 통해 중국과 홍콩 대만의 삶도 느낄 수 있어 더욱 유익한 독서시간이었다. 기기괴괴 중국 도시 괴담집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