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앤미러 01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아밀 김종일 지음 서평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ㅣ 매드앤미러 1
아밀.김종일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텍스티 출판사에서 기획한 국내 대표 호러 전문 창작집단 매드클럽과 국내 최대 장르작가 공동체 거울의 콜라보 프로젝트인 매드앤미러, 줄여서 매미시리즈의 첫번째 출간작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를 읽었습니다.

단 한 줄의 매력적인 문장이 작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까하는 상상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사실 처음에는 제 흥미를 이끌지못했는데요.

우연히 인터넷에서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고 저는 이 책이 배우자를 잃은 작가님의 내면성찰과 성장의 에세이일거라고 착각해버렸거든요.

책이라고는 공포, 호러 그리고 장르문학만 보는 제게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게 웬일! 호러와 장르의 콜라보라니...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는 문장 '행복한 신혼,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이 문득 낮설게 느껴진다.'에서 두 작가님이 자신있는 각각의 장르로 뻗어나가는 두 편의 소설을 읽으며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매드앤미러에는 더 독특하게 이 콜라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제안되어 있었는데요.

바로 두가지 미션을 통해 매드앤미러 시리즈를 즐기는 방법이랍니다.

그 중 첫번째가 매드앤미러를 상징하는 이미지인 매미의 등장을 찾아내는 것과 두번째로 두 작품이 기시감을 주며 겹쳐지는 장면을 찾아내는 미션이랍니다.

저도 이 두 미션에 집중하며 책을 본 후기를 소개드릴게요.

'소리가 들리는 곳을 무심코 찾다가 시선을 내려보니 길바닥의 물웅덩이에 떨어져 뒹구는 매미 한 마리가 보였다. 사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유심히 내다보니 그것은 진한 황금빛의 매미 번데기였다. 이제 막 성충이 껍데기 속에서 머리부터 빠져나오며 탈피하는 중이었다.'

해마 속 구회영은 오랜기간 애벌래로 지내다 부화하게 되는 매미를 보며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의 버거웠던 굴레를 벗어나 전성기를 향해 날아가는 희망과 구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긴 인고의 시간을 견뎌냈음에도 불구하고 매미는 상위포식자인 사마귀의 손에 무참하게 먹이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 매미의 사체를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의 주인공 은진이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 관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체념할 때 목격하게 됩니다. 은진의 장면은 마치 은진이 현실과 세상의 시선이라는 사마귀 앞에 놓인 매미처럼 느껴졌는데요. 특히 콜라보 시리즈 답게 해마를 읽다 발견한 매미의 사연이 앞 서 읽은 에피소드에 영향을 주는 점이 굉장히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두번째 미션이었던 두 에피소드가 겹쳐가는 장면은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의 남편 동우의 신간소설 출간기념 북토크가 이뤄지던 구립도서관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해마에서는 홍주 시립 도서관으로 표기되는 도서관에서 두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은 각각 다른 주제로 발표를 합니다.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에서는 호러 장르에 걸맞게 이미 죽은 동우가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해마에서는 장르문학에 걸맞는 주제인 '우리는 왜 걱정을 멈추고 회빙환을 사랑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토크를 진행합니다. 회귀, 빙의, 환생을 줄인 회빙환은 최근 장르문학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한데요. 매드앤미러의 콜라보를 통해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을 각각의 집단에 속한 작가가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어 특히 좋았답니다.

나중에 보니까 두번째 미션은 실패했던데! 저처럼 틀리는 사람도 나와야 미션이 더 재미있는거 아닐까요?!

이번에 텍스티출판사 @txty_is_text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너무 즐겁고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추후 매드앤미러 시리즈의 3,4편에는 신진오, 전건우 작가님의 작품도 등장한다고 하니 목이 빠져라 기다려보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장르문학의 재미와 호러소설이 주는 서늘함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미션까지 즐길 수 있었던 매드앤미러 시리즈 첫번째,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를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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