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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4년 7월
평점 :

정해연 작가의 신작소설 2인조를 읽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에게만은 특별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사기꾼은 그 틈새에서 탄생한다.
정해연 작가님의 소설은 용의자들, 홍학의 자리, 못먹는남자, 지금죽으러갑니다, 더블을 비롯해 총 9편을 읽었는데요. 오늘 읽은 소설은 유괴의 날의 분위기와 가장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소설 2인조는 이제 막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한 두사람의 재회로 시작합니다.
같은 감방 동기였던 김형래와 나형조는 우연히 나이도 동갑이라 서로를 김형, 나형으로 부를 정도로 친해지는데요. 또 우연히도 출소날자도 두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출소 후 크게 한탕을 벌이기 위해 의기투합해 그 전설의 도시 영인시로 향합니다. 정해연 작가님의 고담시티 영인시가 홍학의 자리와 유괴의 날에 이어 또 등장하니 무척 반갑더라구요.
영인시의 부촌을 훔친 차를 타고 둘러보며 세상일에 어둡지만 가진 돈은 많은 노인을 물색하다 운나쁘게도 눈치빠른 노인을 가볍게 치게 되고 훔친차량을 인질삼아 노인이 부탁하는 의뢰를 하나 들어주기로 약속하게 됩니다.
물론 거액의 성공보수도 함께요.
그 의뢰란 바로 어린 시절 집을 떠난 노인의 아들과 손녀를 찾아 집으로 데려오라는 것! 이제 간암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의 부탁에 집에서 자신을 기다릴 늙은 노모가 생각나는 김형은 그 의뢰를 흔쾌히 수락합니다.
그렇게 이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인간냄새 풀풀 풍기는 2인조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에 걸맞게 소설은 유머러스하게 진행되다가도 때로는 씁쓸한 현실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2인조를 웃으며 볼수 있게 해주는 요소가 바로 어딘가 어설프지만 인간적인 자전거도둑과 가짜사기꾼 두사람인데요.
"이 사기꾼 새끼."
"그래, 나 사기꾼 맞다니까......"
"안 닥쳐!"-p 86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의심하고 또 그러면서도 묘하게 우정을 쌓아가며 서로를 위하게 되는 김형과 나형의 케미에서 나오는 티키타카가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이끌어나갑니다.
소설을 보는 내내 김형래와 나형조를 비롯해 여러 등장인물들의 케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져 마치 잘만들어진 범죄코믹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왠지 조만간 2인조의 영상화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기대해보며 사고뭉치에 빈말로도 선하다고 할 수 없는 인간적인 이인조가 출소 후 겪는 끝맛 씁쓸한 모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며 치유받는 휴먼스토리, 그러면서도 정해연 작가 답게 충격적인 반전으로 미스터리의 재미도 놓치지 않은 작품 소설 '2인조'를 무더운 여름에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