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0월
평점 :

제목부터 너무나도 제 스타일이라 끌렸던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평소에 저도 여유가 있는 삶보다는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고 몰아붙이는 성격이다보니 이 책을 보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목차에서부터 아주 끌리는 소재들이 많았는데요.
곧 엄마가 되는 저도 고민하는 주제인
'엄마가 되기보다 회사'
'휴직 결심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일과 행복의 상관관계'
'돈이 있어야 여유가 있다고 한다면'
등등 눈길을 사로잡더라구요.
추천사도 마스크걸, 더글로리의 염혜란 배우님과 불편한 편의점, 망원동 브라더스의 작가이신 김호연 작가님이 쓰셨는데 두분 다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라 아주 결이 잘맞는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저자 민선정님은 무려 15년간의 대기업 근속을 마치고 퇴사를 하셨는데 이 책은 그 시기에 따라 대략 3부분으로 나뉘어요. 15년간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에 매진했던 시기, 9개월간 육아휴직을 하면서 여유를 찾게 되고 복직 후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가 퇴직 후 제주도로 내려가서 살게 되는 시기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대기업에서 여러 직무를 거쳐가며 때로는 잘 하지 못하는 분야더라도 성실함과 긍정적인 태도, 자신을 갈아넣는 초과근무로 극복해내고 결국 프로일잘러가 되는 모습은 정말 존경스럽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가족들의 희생과 주변과의 관계 파괴 그리고 자신의 건강을 갉아먹을 수 밖에 없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어요.
그러다 저자는 육아라는 현실에 부딪혀 9개월간 휴직하게 되면서 제주도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 기간동안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회복하게 되요.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구요.
이 시기가 저자에게는 정말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일도 중요하지만 일 이외의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복직하지만 회사는 결국 회사라 다시 일에 희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결국 퇴사를 하고 제주도로 내려가게 되는 저자.
아이와 함께 제주도에 내려가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며 살게 되는데 정말 좋아보이더라구요.
특히 아이가 엄마가 케어해주지 못할 때 불안함을 많이 느끼다가 제주도로 내려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즐거움을 많이 표현하는 것을 보고 저도 앞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점에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이 삶에서 우선하고 싶어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아낸 후 추구하는 모습에서 저도 일에 자신의 가치를 대입시키고 남들의 평가에 의존하기보다는 나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더라구요.
저도 지금 임신때문에 일을 잠깐 쉬고 있는데 틈날 때마다 언제 복직할 수 있을지 빨리 복직해야되지 않을까 고민하는데 항상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있어야 생산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요.
저자의 말마따나 여행에서는 조금 틀어져도 늦어도 헤매도 다 괜찮다고 하면서, 일상은 계획대로 되어야하고 틀어지고 늦고 헤매는 일은 일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즐기고자 하는 마음보다 잘하고자 하는 마음은 늘 불안을 동반해 조급함을 만들죠. 이는 인생이 불행해지는 지름길이구요.
항상 목표를 세우고 이를 좇아가며 남들보다 뒤쳐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불안과 경쟁심이 강했는데 이제는 인생을 여행하듯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준 책이었습니다.
저자의 인생 여정을 함께 들여다보며 그 깨달음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게 정말 독서의 큰 장점같아요.
에세이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정신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주변과 자신을 돌아보고 회사의 작은 태엽으로 살기보다는 내 삶의 주체는 나라는 걸 깨닫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