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페르는 가까이 있는 빌딩을 둘러보았다. 빌딩마다 창들이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외삼촌에게 그런 말을 들었기 때문인지창문이 모두 코페르 쪽으로 쏠려 있는 것 같았다. 창문 유리는바깥에서 희미한 빛을 반사하며 돌비늘처럼 빛나고 있다. 그 안에서 누군가가 이쪽을 보고 있는지는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코페르는 자신이 모르는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보고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눈에 자기 모습이 어떻게비칠지 상상이 되었다. 멀리 쥐색 빛으로 뿌옇게 흐려 보이는 7층 건물. 그 옥상에 서 있는 작은, 아주 작은 사람 모습! 코페르는 기분이 묘해졌다. 누군가를 보고 있는 나, 누군가가 보고 있는 나, 그것을 깨달은 나, 멀리서 이곳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나. 코페르는 여러 가지 상상이 마음속에서 한데 겹쳐지자 어지러워졌다. 코페르는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엇인가가 코페르를 흔들고있었다. 코페르 앞에 펼쳐져 있는 도시에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바닷물이 차올랐다. 어느새 코페르는 바닷물 속의 작은 물방울이 되었다...... - P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조한 마음』은 장편소설이지만 주인공의 전반적인 생을 묘사하기보다는 1914년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의 몇 달 동안이라는 짧은 기간을 다루고 있다. 작품은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작품 속에서 작가는 1938년에 소설 속 주인공을 두 차례 만나게 되고, 두번째 만남에서 주인공은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자신은 주인공에게 들은 이야기를 단순히 옮겨 적은 것뿐이며,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주인공의 이야기임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액자식 구성을 통해 츠바이크는 작가모습으로 스스로 작품 속에 등장한다.
소설은 진정한 연민과 잘못된 연민(‘초조한 마음‘을 주인공 호밀리와 에디트의 관계 그리고 콘도어 박사와 눈먼 그의 부인의 관계를 통해서 보여준다. 감상적으로 행동하고 후에 이에 대해 후회하는 호프밀러의모습과 일관성 있게 행동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콘도어 박사의 모습은 크게 대비된다. 어떻게 보면 콘도어 박사는 호프밀러에게 책임감을 호소하는 양심의 목소리로 묘사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몇 개월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스토리보다는주인공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1 9 ‘초조한 마음‘이라 표현 - P4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가장 큰 추진력은 바로 허영심이다. 특히 나약한 사람일수록 겉으로 용기 있고 결단력 있어 보이는 행동을 취해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마련이다. 나는 처음으로 동료들에게 내가 자존감이 강한 놈임을 보여줄 기회를 가지게 된것이다! 나는 점점 속도를 내며 활기차게 제대신청서를 써내려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제서야 나는 (작가들은 잘 다루지 않지만) 버려지고 낙인찍히고 추하고 쇠약한 사람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고 훨씬 더 위험한 욕구를 품고 있다는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들의 사랑은 어둡고 광적이고 절망적이라는것을, 그 어떤 사랑도 그들의 미래도 희망도 없는 사랑보다 더 탐욕스럽고 더 간절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오로지 사랑을 주고받는 것을 통해서만 이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간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 P2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민이라는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데..
"그렇지만...... 어째서요? 저는 그저 좋은 의도로 말한 것뿐인• 케케스팔바 씨한테 이야기한 것은 그저.
"알아요. 압니다." 콘도어가 내 말을 끊었다. "물론 그 노인네가 당신에게서 그 말을 억지로 끄집어냈을 겁니다. 그의 절망 어린 집착은 사람을 정말 무력하게 만들 수 있죠. 네, 압니다. 나는 당신이 그저 연민 때문에 마음이 약해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전에도 한번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연민이라는 것은 양날을 가졌답니다. 연민을 잘다루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거기서 손을 떼고, 특히 마음을 떼야 합니다.
연민은 모르핀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치료도 되지만 그 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제때 중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처음 몇 번 맞을 때에는 마음이 진정되고 통증도 없애주죠.
그렇지만 우리의 신체나 정신은 모두 놀라울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답니다. 신경이 더 많은 양의 모르핀을 찾게 되는 것처럼 감정은 더 많은 연민을 원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옆에서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원하게 되죠. 언젠가는 ‘안 돼‘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오게 마련입니다. 그 거절 때문에 환자가 처음부터 도와주지 않은 사람보다도 자신을더 증오하게 될지라도 그렇게 말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그래요. 소위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연민은 무관심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 의사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판사나 법 집행관, 전당포 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연민에 굴복한다면 이 세상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연민이라는 거. 아주 위험한 겁니다!
이번 경우에도 당신의 나약함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보십시오!"
"그렇지만...... 그렇지만 어떻게 절망에 빠진 사람을 그냥 모른 척합니까? 저는 그저 - P2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