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달랐기 때문에, 아처는 그가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기억의 가느다란 줄에 매달렸지만, 그 기억은 지나치는 얼굴과 함께 끊어지고 사라져버렸다. 분명 외국인처럼, 아니 외국 사업가의 얼굴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얼굴은 곧 행인들의 물결 속으로 사라졌고, 아처는 다시 주변을 왔다 갔다 했다. - P273
할 말이 많았다. 하지만 때로는 많은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것을 전달하기도 하는 법이다. 그들이 나누는 말은 단지 침묵이라는 긴 대화의 일부에 불과했다. 아처는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어떤 의도가 있어서라기보다 단지 그녀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들려주는 이야기를 한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탁자에 기대고 앉아 깍지 낀 손으로 턱을 괴고, 그들의 만남이후 일 년 반 동안의 사연을 경청했다. - P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