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친구는 그 무화과나무를 집으로 모셔왔고, 다시 몇 계절이 지난 후에는 무척 귀여운 무화과를 맛보았다는 연락을 받을 수있었습니다. 아마 친구의 무화과나무는 열매를 다 키울 때까지 수많은 질문들과 함께 자라났을 거예요. 무화과나무의 꽃을 수정시켜 준다는 무화과말벌 없이도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지, 잎에 생긴 벌레는 해로운지, 왜 잎이 하나씩 노래지는지... 그동안 친구는무화과나무가 던지는 질문에 충실히 대답하며 지내왔을 테고요.
이 친구의 무화과나무가 그랬던 것처럼, 정원에서는 수많은 질문들이 자라나 머리 위로 툭툭 떨어집니다. 이번 장에서는 이런 질문중 달콤한 것 몇 개를 주워 함께 맛보려 해요. 분명 이 맛을 좋아하실 겁니다. 우연히 마주친 식물을 보고 "얘 꼭 데려가야겠어"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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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야기는 그만해 두자. 할머니 같으면 이렇게 말하리라.
"인간들이여, 가볍게 스쳐 가라, 힘껏 딛지 말아라."
내 광기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그것이 첫날부터 나를 엘리트의 유혹에서 지켜 주었다는 점이다. 일찍이 나는 재능의행복한 소유자라고 자처해 본 적이 없다. 나의 유일한 관심은적수공권 무일푼으로, 노력과 믿음만으로 나 자신을 구하려는것뿐이었다. 그러니 나의 순수한 선택으로 말미암아 내가 그어느 누구의 위로 올라선 일은 결코 없었다. 나는 장비도 연장도 없이, 나 자신을 완전히 구하기 위하여 전심전력을 기울였다.
만약 내가 그 불가능한 구원을 소품 창고에라도 치워 놓는다면 대체 무엇이 남겠는가? 그것은 한 진정한 인간이다. 세상의모든 사람들로 이루어지며, 모든 사람들만큼의 가치가 있고 또어느 누구보다도 잘나지 않은 한 진정한 인간이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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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나 사랑을 받으며 자랐기때문에 나 자신을 의심할 줄을 몰랐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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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실인즉 이렇다.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몇몇 늙은이나마구 갈겨 쓰는 겉멋 들린 문학청년들을 제외하면 글짓기의명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말의 본질로 보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입으로 이야기할 때 나오는 제 나라 말도 글로 쓸 때는 외국어가 되는 것이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우리들은 모두가 그렇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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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신을 알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나 다름없었고 기껏해야 내용 없는 활력에 끌렸을 뿐이었다. 하지만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제는 어릿광대 것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무슨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짜 연기를 하는 것만은 이미 청산했다. 거짓말쟁이가 거짓말을 요리조리 꾸며 보면서 마침내 자기의 참모습을 알게 된 셈이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서 다시 태어났다. 글을 쓰기 전에는 거울 놀이밖에는 없었다. 한데 최초의 소설을 쓰자마자 나는 한 어린애가 거울의 궁전 안으로 들어선 것을 알았다. 나는 글을 씀으로써 존재했고 어른들의 세계에서 벗어났다. 나는 오직 글쓰기를 위해서만 존재했으며, ‘나‘라는 말은 ‘글을 쓰는 나‘를 의미할 따름이었다. 그런들 어떠랴, 나는 기쁨을 알았다. 공중의 노리개와 같던 어린애가 이제 자기 자신과 사적(私的)인 데이트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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