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써먹어 볼‘ 요량으로 그러모은 파편들은 느슨하게 부유하다가 어느순간 기적처럼 연결되어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 반짝 섬광처럼 빛나는 어떤 것이됩니다. 여태껏 가지고 있었던 파편들이 엮여 하나의 실타래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행복합니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풀어 놓고 늘어놓기 시작하지요. 이때가 저에게는 창작의 과정에서 가장 즐겁고 재미있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가로로 아주 길쭉한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 2도 혹은 3도 평평한 판화의 색감. 어느 햇빛 작렬하는 날, 수직으로 꽂히는 그림자의 쨍한 느낌. 모든 것이 정지된그 느낌. 생생한 아이의 에너지. 아이의 마음과 바다. 기절할 정도로 지치게 놀았던하루. 눈 시린 파란색. 마음을 확 긁어주는 선획. 기름 먹어 물을 밀어내는 종이의 느낌. 모노드라마. 당신과 나 사이의 경계. 책에 관한 책......
이 파편들은 모여서 『파도야 놀자』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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