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간은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를 본능적으로 불편해하며, 이를 심리적으로 거부하거나 조롱하려는 성향이있다. 이것은 의무의 빚을 지우고, 겉으로 드러나는 특권이나 지위의 허울을 벗겨내려는 자코뱅적 성향이다. 그런가 하면 상전과 가까이 지내는 상황이 되면 그들을 자기수준으로 끌어내릴 방법을 찾아내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상전을 낮추는 방식으로 평등을 만들어 낸다. "하인에게는영웅이 없다"는 말이 있다. 최근에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일이 하나 있었다. 시던스 부인이 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속에서 손님들의 감탄에 찬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셰익스피어를 낭독하고 있을 때 아래층 복도에서 하인 한 명이이렇게 말했다. "뭐야, 저 늙은이가 또 시끄럽게 떠들고 있네!" 이처럼 사회의 서로 다른 계층 사이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으며, 서로를 갈라놓는 관습과 지식의 차이는 결코하나로 통합될 수 없다. - P82

나는 우정이 인격을 제대로 보여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정은 종종 약점이나 편견 위에 세워지기때문이다. 친구가 되는 일은 대개 어떤 순간적인 공감에서시작되고, 그 이후에는 서로의 인격에서 보고 싶은 만큼만보게 된다. 가까운 친구라고 해서 인격을 공정하게 증언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원수처럼 편향된 시선을 가질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우정은 식고 결국 멀어지며,
남는 건 과거의 실수에 대한 앙금뿐이다. 그런 상황에서친구가 남긴 평가가 완전히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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