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다 잉크가 굳어버린 볼펜 한 자루에도 평생의 애착을 간직하는 이라면, 조금 더 즐거우실지도 모르겠다. 박물관은 인류의 맨아래 칸 서랍 같은 곳이니까.
이 세상에는 물건에 무슨 마음이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물건이기에 만든 사람, 사용한 사람, 간직하고 고친 사람의 마음이 다 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 사람의 눈길과 손길이 닿은 물건에 깃든 마음을 들여다보면, 거울처럼 지금의 자신이 비친다.
그러므로 유물에 담긴 시간을 바라보는 이는 자기 안의 - P8

시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유물이 놓인 공간들 속에서나의 자리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박물관을 쓰는 일도 그러하다. 열 손가락으로 헤아려지지 않는 수백, 수천년 너머의 옛날로 출발해도, 글의 끝은 늘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이 얼마나 애틋한지로 돌아오곤 한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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