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에 쓰는 거죠, 스승님?"
"내가 알기론 아무 쓸모도 없다."
게드는 얼마 동안 그 열매를 쥐고 걷다가 휙 내던져 버렸다.
"모양과 향기와 씨앗으로 사시사철 어느때라도 그것이 네잎새풀의 뿌리와 잎과 꽃임을 알게 되면 비로소 그 진정한 이름을배우고 그 존재를 깨닫게 될 게다. 존재라는 건 그 사물이 가진 쓰임새 이상이란다. 결국 넌 뭐에 쓰겠느냐? 또 나는? 곤트 산이나 바다에 무슨 쓸모가 있니?"
두 마장쯤 더 간 다음 오지언이 최종적으로 말했다.
"듣기 위해선, 침묵해야 한단다." - P33

그 순간이 지나가고 그와 세계는 이전대로 돌아갔다. 아니, 완전히 이전대로는 아니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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