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꾸민 정지된 화면 속에서 한참을 헤맸다. 그리고 그 행복은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나는 행복보다 불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었다. 타인의 행복은 멀리서 응원을 보내는 것에 그쳤지만,
유독 타인의 불행은 내 불행처럼 끌어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행복한 그림‘보다 ‘삶의 어두운 모습을 표현한 그림‘에 더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 P63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칼이 일부러 더 행복한 장면만 찾아 그린다는 것을.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칼 라르손의 그림을 인정하고 좋아하는 것일까? 심지어 어떤 이는 칼이 자신의 ‘인생 화가‘라고도 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깨달았다. 사람들이 칼의 그림을 사랑하는이유는 ‘대신 행복해주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칼의 그림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다. 즉 칼라르손 개인의 삶은 끝났지만, 그의그림의 미래는 끝이 없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칼라르손의 그림을 보고 가정의 행복을 느낀다. 지금 내 가정이 불행하면 불행하기때문에 행복을 꿈꾸고, 지금 내 가정이 행복하면 이 행복을 유지하고싶어서 또 행복을 꿈꾼다. 행복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지만, 칼라르손의 그림을 보면 행복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좋아하고 찾는 것이다. - P64

칼은 아버지로 인해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자라야 했다. 그래서 이런 아버지를 사랑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그에게 아버지는피해야 하는 무서운 존재였다. 아버지의 말에 복종해야 했던 어린 시절부터 칼의 마음속에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가득 차 있었다. 훗날 칼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가 돼서야 그를 용서했다고 고백했다. 어찌 보면 용서는 늘 받아야 할 사람이 먼저 한다. - P89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제 인생을 이렇게 명확하게 느껴본 적이없으며 그와 같은 의지를 지닌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칼은 성장과정에서 많은 슬픔과 고통을 겪었고, 어느 시점에는 자신이 처한 - P105

불행에 굴복당했지만 결국 자신을 믿는 힘으로 스스로 일어섰습니다. 자신의 힘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제 인생을 맡기는 것보다 더 좋은 미래가 있을까요?" - P1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