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 그 시점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지요. 하지만 그게 당연한 일입니다.
나코시 환자와 저도 이런데 환자의 가족과 환자 사이에서는 더 직접적이랄까,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환자의 가족은 정신적으로 지친 환자를 ‘이해해주어야만 한다"고자신을 몰아붙입니다. 가족이니까 서로를 이해해야만 한다는 거지요. 서로의 관계가 의사와 환자의 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두텁고 가까우니까요. 훨씬 까다롭습니다. 그러니 가족이 내보내는 사인을 무조건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아, 무조건 따른다는 게 복종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되 억지로 듣지는 않는, 어느 정도는 단순한 위치 설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위치 설정이 어렵다는 사람도 많지요. 알고는있지만 실행하기는 힘드니까요.
요로 바꿔 말하자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관계가 바람직하지요. 일단 알고자 하는 마음이 지나치게 강한 건 좋지않아요. 별로 좋을게 없습니다. 알려 하지 않는 편이 나아요. 알았다손 쳐도 별로 달라질 게 없으니까요. -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