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에서 우리가 살았던 아파트에는 꽃무늬 벽지가 있었다.
갓난아기였던 내가 그 꽃들을 열심히 바라보았기 때문에 아버지는내 이름을 ‘유리‘라고 지었다.
또 내 이름이 유리라서 우리는 소련 시민권을 발급받지 못했다.
우리는 소련 시민권이 없었기 때문에 소련 깊숙한 지역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우리는 나치가 침공할 수 없었던 머나먼 곳에서 전쟁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만약 우리 아파트에 꽃무늬 벽지가 없었다면 나는 그 꽃들을 바라보지 않았을 테고, 내 이름은 유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 이름이 유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소련 시민권을 발급받았을것이다.
우리에게 소련 시민권이 있었다면 우리는 아버지의 직장과 아파트가 있는 벨라루스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벨라루스에 남았다면 우리는 나치의 침공에 인종 청소를 당하고폴란드로 보내져 친척들과 함께 죽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위기의 순간마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우리가 내린 선택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전적인 ‘우연‘이었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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