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 몽상에 젖었지만 그것은 쓰로를 밖으로부터 관조함으로써 깊어지지 않고 사물의 외관에머무는 마치 거울 앞에서처럼 관능적으로 교태를 부리며 자기 모습에 경탄하는 그런 망가진 정신으로 행한 일이었다. 그럴 때 손님이 찾아온다면 몽상과 독서를 방해받더라도 그냥돌려보내지 않았다. 마침내 자연마저도 타락한 감각으로 음미하기에 이르렀고, 이제 계절의 매력은 그녀의 우아함에 할기를 더하고 색조를 부여하기 위해서 존재할 뿐이었다. 겨울이 매력적인 이유는 추위를 맛보는 기쁨 때문이었고, 사냥의즐거움을 누리느라 가을의 슬픔을 더 이상 느끼지 못했다. 때때로 혼자서 숲속을 거닐며 진정한 기쁨의 자연적 근원을 되찾고자 했지만,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를 거닐 때조차 그녀는눈부시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걸치고 있었다. 우아하게 차려입는 즐거움이 홀로 있는, 몽상에 젖는 기쁨을 오염시킨 것이다.
- 내일 떠나면 어떻겠소?
공작이 물었다.
- 모레 떠나요.
비올랑트가 대답했다.
언제부턴가 공작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슬퍼하는 오귀스탱에게 비올랑트가 말했다. "조금 더 늙으면 갈게." 오귀스탱이 답했다. "아! 정말로 그곳 사람들에게 젊음을 바치려고하시는군요. 아가씨는 절대 스티리아로 돌아오지 못하실 겁니다." 비올랑트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젊을 적에는이미 어린 시절부터 지니고 있던 우아함의 절대적 지위를 누리고자 사교계에 머물렀고, 늙어서는 그것을 빼앗기지 않고지켜내고자 사교계에 머물렀다. 전부 헛일이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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