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펙토르의 시간
엘렌 식수 지음, 황은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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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오는 텍스트

─엘렌 식수의 『리스펙토르의 시간』을 읽고

모든 텍스트는 우리에게 오기 전과 후로 나뉜다. 또 모든 텍스트는 우리에게 다가옴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

"잊히지 않는 화음처럼 쏟아지는 텍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한데, 그 이유는 우리가 그 텍스트를 비로소 완성시켰기 때문이다.

엘렌 식수가 완성시킨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에 대한 책 『리스펙토르의 시간』은 총 3부로 나뉜다.

문학적인 메타포를 통해 리스펙토르에 대해 얘기하는 「오렌지 살기」

1부(오렌지 살기)와 3부(진정한 저자)를 잇는 「사과 한 알의 빛으로」

이후에 오는 모든 리스펙토르의 텍스트를 통해 삶과 시간을 역행하는 「진정한 저자」

엘렌 식수와 리스펙토르의 조화는 글쓰기라는 가난한 행위를 부유하게 만든다.


엘렌 식수가 바라보는 리스펙토르. 엘렌 식수에게 가닿아 비로소 완성된 리스펙토르의 이야기.

'여성적 글쓰기'라는 자신만의 글쓰기 개념을 고안해 스스로 다른 차원의 유니버스를 창조한 엘렌 식수.

엘렌 식수가 바라본 '진정한 저자' 리스펙토르. 그를 향한 엘렌 식수의 강렬하면서도 뜨거운 예찬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무겁고 느린 그녀의 문장이 내 심장을 누르며 걸어간다. 사색적인 짧은 문장으로, 생각에 잠긴 채, 그녀가 나아간다.

때로는 아주 멀리까지 가야 한다.

때로는 극도로 멀어지는 것이 적당한 거리다.

때로는 극도로 가까운 곳에서 그녀가 숨쉬기도 한다."

p.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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