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키스의 변신과 순간의 오래된 소리
─배수아의 『바우키스의 말』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제목에서 등장하는 '바우키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남편인 '필레몬'과 각각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바우키스'가 보여주었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작별의 순간을 배수아는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고?
언어가 아닌 음악으로,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현실이 아닌 환상으로,
배수아가 그려낸 작별의 순간을 보면서 나는 그 순간의 오래된 소리를 상상해 보았다.
아득했고,
영원했다.
"그 순간이 다가오자 바우키스의 몸은 나무로 변했습니다. 내 음악은 그 바우키스의 변신의 순간에 그녀의 주변에 일어나고 있던 일들에 귀 기울이기입니다. 그 순간을 이루고 있던 오래된 소리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한번 공명한 소리는 사라지지 않으니까요."배수아, 『바우키스의 말』(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中
"그 순간이 다가오자 바우키스의 몸은 나무로 변했습니다. 내 음악은 그 바우키스의 변신의 순간에 그녀의 주변에
일어나고 있던 일들에 귀 기울이기입니다. 그 순간을 이루고 있던 오래된 소리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한번 공명한 소리는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배수아, 『바우키스의 말』(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中
바우키스는 작별의 순간 뭐라고 인사를 건넸을까.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나는 몹시 궁금했다.
분명한 건 단 하나. "마침내 나뭇가지가 얼굴을 뒤덮기 시작한 최후의 순간, 일생 동안 내 입에서 살던 하나의 어휘가 해방되었다"는 사실.
나는 '배수아'라는 이름이 한국 문학에서 지니는 독보성에 대해서 늘 경외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번에 「바우키스의 말」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