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아이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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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실재 사이, 그 어딘가

─김성중의 『화성의 아이』를 읽고

생각해보면 대체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인간보다 비인간을 더 좋아했다. 내게 인간은 마음을 써야 하는 존재이고, 비인간은 마음을 주고 싶은 존재이다. 전자는 마음을 고갈시키지만 후자는 마음의 우물을 계속해서 기르게 만든다.

또,

생각해보면 대체로 그랬던 것도 같다. 나는 비인간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이야기 속에서 만난 비인간은 한없이 이상적인, 허무맹랑한 나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느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길 바라는 내 꿈을. 세상 사람들이 타인의 절망과 허무를, 상실로 인한 슬픔과 고통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길 바라는 그런 세상을.

김성중의 장편 소설 『화성의 아이』에는 탐사로봇과 신인류, 유령 개 등 비인간 존재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삼백 년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미래의 화성에 모여 함께 살아간다.

함께 살아간다는 건 함께 삶에서 오는 사랑과 상처를 공유하며 성장한다는 뜻이다.



김성중의 『화성의 아이』는 환상과 실재 사이, 그 어딘가에서 신비로운 소재를 마구 끌어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허물어트린다.

경계의 벽이 부서지는 그 순간에 우리는 더 큰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사랑과 함께 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우리는 사랑이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 없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임을,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우물을 기르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킬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화성의 아이'들이 열렬히도 보여준 자유롭고 신비한 사랑 이야기가 마침내 지구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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