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의 기원을 찾아서
─덩컨 매든의 『여행자의 어원 사전』을 읽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아마 진은영의 첫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을 읽고 난 이후부터) 내게는 '사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이면 믿고 보게 되는 편견이 있는데, 이는 내가 가진 여러 편견 중 그나마 마음에 드는 편에 속한다. 나는 내가, 또 우리가 사전과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덩컨 매든의 『여행자의 어원 사전』을 읽었다. 책 서문에서 레비슨 우드는 이 책을 "지명 모음집인 동시에 여행 안내서"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 짤막한 소개만으로는 이 책의 진정한 쓰임새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애당초 '어원'이라는 것은 "어떤 단어의 근원적인 형태, 또는 어떤 말이 생겨난 근원"이라는 뜻이기에 '어원 사전'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이름'과 '언어'에 대한 우리의 일방적인 관점을 깨부순다. 그리하여 보다 폭넓은 사고를 구축할 수 있게끔 사유의 확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