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와 재 -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
아미타브 고시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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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목이 ‘연기와 재’일까?를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쳤다. 연기는 흔적이자 소멸이다. 그렇다면 재는 타고 남은 것들의 흔적이나 잔해다. 저자는 아편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 이 작은 한 문장이 주는 묵직한 경종은 뭔가 어둡고 축축한 두려움이 이었다. 아편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과 고통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아편은 화마가 지나가고도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재와 같은 느낌이 든다.

아편이 처음에는 약제로 쓰였지만 이것은 흡연용으로 변하면서 인간에게 강한 중독성과 즉각적인 쾌감에 도취되게 만들었다. 아편은 약품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상품으로 변화한다. 이것은 인류의 역사와 권력의 이동이었다. 아편의 역사를 알면 문명도 연기처럼 전염되고 인간의 탐욕이 남긴 잔해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안락함과 명예만 좇다 보면 결국은 타락하기 마련이다. 타인의 고통을 밟고 일어선 자신의 안락이 더는 부끄럽지 않게 되고, 불의를 보고도 눈감는 타락만 남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아들의 장래와 관련해 그 선에서 타협을 보고, 더 많은 교육을 시키느라 돈들이고 맘졸이는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유혹에 넘어갔다. ’ P73

이 대목은 현재의 우리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살아가는 시대와 환경이 다를 뿐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일이다. 부패가 만연하고, 착복과 횡령을 일삼는 일들이 반복되는 사회 속에서 격차는 벌어지고 인간의 존엄 또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아편이 국가와 사회를 어떤 식으로 잠식해 나가는지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타락을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러했다.
‘아편은 식민지 시대 농부들의 노동착취로 일어선 신기루와 같구나’

아편재배를 강요당하고 개인의 삶을 위해 일하지 못했다. 제국의 부를 위해 인간의 고통을 제물로 바쳐야 했다. 이 책은 읽을수록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잿더미로 만든 기분이 들었다. 아편 상업화의 시작이 한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인간의 내면까지 태워 버렸다.

캘커타 경매장을 통해 본 아편의 선물거래는 이미 노동이 투기의 대상이 되었고, 그곳은 거대하고 정교한 통신과 운송 시스템으로 투기와 착취의 자행으로 이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캘커타는 아편이 몰려드는 심장부였으며, 그 아편의 조직적 움직임 또한 짐작할 수 있다. 탐욕도 착취도 모든 것이 구조화되고 정보화되고 있었다. 아편의 유통망은 오늘날의 자본이 움직이는 시스템과 닮아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시장경제는 아편의 유통망 위에 구축된 자본의 유산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에 나는 물음이 생긴다. 아편이 상업화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아편은 반드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본성은 채워지지 않는 끝없는 갈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든 교환 가능한 가치로 만들어내려고 했을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단지 아편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의 수단으로 이용되었을 뿐이라고. 세상을 망친 건 아편이 아니라 인간의 추악한 욕망때문일지 모른다.

아편이 아니면 돈이 안 되는 시대의 끔찍함은 오늘의 예고와 같아서 이미 자본주의의 윤리는 붕괴되기 시작했고 인간의 가치 상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기와 재>를 읽으면서 아편이 이렇게까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깊숙이 관여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오늘날의 부의 근원지는 아편이라도 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사회와 역사의 흐름을 바꾼 아편에 대해 이토록 심도 있는 고찰은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할 것같다. 섬뜩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역사의 한 단편과 마주해야 했다. 아편의 연기는 사라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편의 재 위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깊이 들어와 우리의 정신을 좀먹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이 시사하는 바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gbb_mom 단단한맘 @takjibook 탁지북님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ecolivres_official 에코리브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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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이 삶을 사랑하므로 - 쫓기는 영혼을 위한 헤세의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오웅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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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문장단 #그럼에도나는이삶을사랑하므로 #헤세의편지 #오웅석옮김 #더퀘스트 #필사 #손필사 #도서협찬 #서평쓰기

✏️ 헤세 그리고 나 ... 단 한 페이지도 울림이 없는 곳은 없었다. 아직 성숙하지 못했던 나에게 데미안이 나를 깨웠던 것처럼 그의 문장 속에서 나는 매순간을 헤맨다. 그가 걸으면 나도 함께 걸었으며, 그의 시선을 따라 나의 눈동자도 따라 움직이듯했다. 그가 겪는 심장의 고통이 내 것 인듯 아팠고, 그가 보낸 불면의 밤이 내가 보낸 잠못들 던 깊은 밤같았다. 문장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헤세가 남긴 문장 속 길을 한참을 머물다 잠깐의 호흡으로 그와의 노년을 마주한다. 그가 새겨놓은 삶의 철학이 있기에 내게 다가올 노년을 기대하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보았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이전에 보지 못했고, 볼 수없었던 것들이 의미를 갖고 내면을 채워가는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내가 예전에는 남일처럼 지나치던 일들이,대수롭지 않은 일이 가슴에 콕 박혀 마음을 휘저어 놓고 가곤 하니까.
잘 여물어야싶구나 싶고, 나만의 철학과 옳은 신념으로 익어가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 또한 파문이 되어 한동안 낙엽과 나뭇가지들을 태우던 헤세 곁을 떠나지 못했다. 그는 모든 것을 초월한 듯 희미하지만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헤세는 관조를 사랑 그 자체라고 말했다. 해석하려 하지말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말고 오직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라는 말로 들린다. 관조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해방과 평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아직 나는 그 상태에 이르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이해하려고 애쓸수록 여전히 나는 고통 속에 머물러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기도 하니까. 나에게도 이 고통이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관조의 삶이 올까도 의문이다.

헤세는 '시인의 역할은 이상의 편에서 이상을 창조하고 통찰력을 발휘하고 꿈을 꾸는 것이다'라고 했다. 나는 이 문장에서 글 쓰는 작가의 삶의 태도를 배울수 있었다.
현실에 집착하는 것을 벗어나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며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먼저 예측해서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에 이르렀다. 세상과 등지기보다 살뜰히 품어가며 이상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존재가 작가라고 헤세가 나를 향해 말하는 것 같았다.

헤세의 '더는 읽지 않는' 이라는 데 멈춰선다. 글을 쓰게 된 나이기에 무엇보다 더 깊이있게 와 닿는다. 책을 읽는다는 건, 읽는 것 그 자체를 넘어서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깨닫지 못했다. 독서를 자기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행간에 놓인 활자 위를 유영하며 한 사람의 생각을 통과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일이었다. 자기 생각을 읽고 자기만의 언어가 생긴다는 건 천지가 개벽할 일이었다. 가지런히 정리된 글자를 초월해 자기 삶 자체를 글로 읽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필사를 하며 서평을 마친다. 느리지만 깊이 있는 독서였다.
“우리의 삶이란 오르막과 내리막, 쇠퇴와 재건, 몰락과 부활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직물과 같다.”
이 문장은 오늘 나에게 깊이 다가왔다. 나의 삶 또한 한 올 한 올의 실이 얽히고 설켜 완성된 직물과 같다. 고통의 실도, 고뇌의 실도 함께 짜여 있을 것이다. 헤세는 나에게 그것들마저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라 말하는 듯했다.그리고 더 나아가, 그 모든 실들을 하나로 엮어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힘으로 삼고 싶다.

오늘 밤, 나는 헤세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감사를 전하겠지. 아쉬움과 벅찬 감정이 교차해 마지막으로 든 펜이 무겁기만 하다. 내 손으로 따라 쓴 헤세의 문장들이 또 하나의 책으로 남았다.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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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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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북스 #불안을알면흔들리지않는다 #키렌슈나크 #김진주옮김 #불안 #불안극복 #대처법 #서평 #심리 #감정

간호학과에 진학해서 정신간호학을 배우며 불안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불안이라는 것이 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마음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불안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엄습해 오곤 한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를 읽고 불안이라는 감정이 우리 삶 속에 늘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느꼈다. 저자는 임상심리학 박사로서 실제 환자들의 사례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이해하고 실천하기 쉽게 풀어놨다.

읽는 내내 ‘나 역시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이 어느 적정선을 넘으면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도 나에겐 큰 수확이었다.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이 있다. 두통이 밀려오면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싶고, 허리가 아프거나 팔이 아프면 관절이나 척추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병원을 방문해도 딱히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괜찮다’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 별의별 생각에 이르면서 이미 상상 속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불안은 더욱 증폭된다. 불안은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다스려야 할 감정이다. 스스로 다루지 못하면 암묵적 죽음 상태에 이르게 되니까.

저자는 불안이 우리에게 닥쳐올 때 그 대처 방법은 무엇인지에 이르기까지 단번에 알려주지 않는다. 불안을 이해시킨 다음에 다양한 예시를 들어 불안을 극복할 수도록 한다. 이론에서 실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용적인 책이다. 나도 모르게 이 책을 읽으며 두렵고 불안할 때 취할 수 있는 자세를 따라 해보기도 하고, 나 스스로를 안아보고, 손과 손을 맞잡아 보기도 했다. 긴장을 풀고 오직 호흡에 집중하며 마음을 이완시켰다. 뭔가 안정되어 가는 듯한 평온함이 느껴졌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을 내원 중인데 딱히 병명이 나온 것도 없다. 조금 불안했던 마음은 책을 읽으며 많이 덜어냈다.

읽다 보면 책 속 사례자들의 이야기는 마치 살면서 우리가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불안이었다. ‘어 나도 그랬는데’라는 포인트가 나올 때마다 인간은 결국 비슷한 상황 속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불안을 없애기 위한 책이 아니었다. 불안을 이해하고 다루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불안은 없앨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마음의 일부라는 것 또한 나를 일깨워줬다. 어쩌면 마음의 병은 스스로 키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병이 깊어지기 전에 우리는 내 안의 불안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고도로 과학은 진화하고 무엇이든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세상이다. 그 속도에 맞추려 하다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마음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불안을 내려 놓자.

#오픈도어북스에서 #서평제안 메일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 제게 가장 필요한 책이었어요.^^

오픈도어북스 @opendoorbooks7 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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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 법칙 행동편 - 적게 일하고 크게 성취하는 365가지 방법 80/20 법칙
리처드 코치 지음, 박영준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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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필사단 #아이리스필사단2.5기 #21세기북스 #단단한맘 #하하맘 #강한엄마 #성장 #행동 #변화 #80/20법칙 #80/20법칙행동편 #리처드코치 #책추천 #도서협찬

#리처드코치의 <80/20법칙 행동편>은 본서의 핵심을 잘 추려 정리해 놓은 책이다. 매일 읽고 실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뇌리에 쏙쏙 박힌다. 바쁜 아침시간, 하루 한 페이지씩 읽으면서 하루 중 중요한 20%에 집중하며 나머지 80%를 효율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 행동편은 <80/20법칙>과 함께 읽으면서 다시 새겨보는 시간으로 이어져서 좋았다. 현재 나는 두 책을 동시에 필사하며 느린 독서를 하고 있다. <80/20법칙>은 이미 다 읽었지만, 필사는 느린 독서이다 보니 반 정도 필사를 한 것 같다. 그리고 행동편을 매일 읽고 필사한다. 이 과정을 통해 20%에 집중하는 작은 변화가 만들어낸 더 큰 변화를 기대하며 습관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행동편은 실천 중심으로 엮어놨다는 장점이 있다. 매일 읽고 필사할 수 있고 하루를 시작하기 전 자신의 행동을 한 번 점검할 수 있게 한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나와 관련 없는 직업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공감을 얻기 힘들었다. 하지만 책의 전체 내용이 주는 핵심 메시지에 집중하면 중요하지 않은 80%를 줄이고 중요한 20%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삶의 원리는 깊이 공감한다.

<80/20법칙>을 통해 삶의 진리를 깨닫고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행동편과 함께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습관을 만들어 가보자. 매일 꾸준히 읽다 보면 자신의 삶과 직장에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삶의 진리이자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이다. <80/20법칙>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책이라면 <80/20법칙 행동편>은 독자가 실천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버리고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이 책과 함께 하면서 나 자신에게 묻게 되는 질문이다. 이 질문 하나로 오늘 내가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중요한 20%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오늘 내가 필사한 문장이다.

“야망을 품는 일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믿음이다. 당신의 한계는 우주 끝이다! 훌륭한 경력을 쌓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력을 위해 자신을 불행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당신도 이 책을 읽고 책 속의 빛나는 문장과 함께 해보길 바란다.

@gbb_mom / @wlsdud2976 / @strongmom526 모집한 아이리스 필사단 모집에 선정되어 21세기북스 @jiinpill2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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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들의 도시 - 독서 여행자 곽아람의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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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그녀들의도시 #문학동네 #곽아람지음 #서평이벤트 #서평 #책리뷰 #책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책추천 #도서협찬

책 속의 또 하나의 세상이 실제 존재한다는 사실을 눈으로 본다면 얼마나 벅차고 감동적일까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저자가 써낸 글의 배경을 그리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스토리에 집중하고 감정이입이 되어 혼자 감동하고 그 감동의 전율이 사라지기 전까지 주인공의 삶을 동경했을지도 모른다.

책 한 권을 만나서 문학 속 배경을 함께 길고 긴 여정을 떠났다 온 기분이 든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 들 만큼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내가 한 번쯤 가고 싶었던 곳이 바로 빨강 머리 앤의 배경인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였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었지만, 사진과 글 속을 오가며 실제 나 역시 그 배경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초록 지붕의 집’ ‘연인의 오솔길’ ‘유령의 숲’ ‘빛나는 호수’를 직접 보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한면 몽고메리의 안타까운 죽음의 진실에 나 역시 마음이 아팠다. 내 삶은 지옥이라고 할 만큼의 고통이 육신과 정신을 잠식했을 때 그녀의 상태를 떠올려보았다. 죽음과 바꾼 끔찍한 시간의 고통을 나는 감히 짐작할 수 없었다. 절로 나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좋아하는 작품의 작가의 삶이 좀 더 아름다웠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일게다. 그녀의 맑고 순수한 글만큼.

저자가 사랑했던 책들이 나와 겹친 부분이 많아서 홀딱 빠져 읽었다. 특히 책장 사이마다 삽입된 원문의 일부분들이 좋았다. 책을 덮고 잊고 있었던 문장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 책장을 멈추지 않고 넘길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책 속 등장인물들이 살았던 곳이자 저자가 머무르면서 글을 썼던 그 장소들이 현실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그 사실에 감탄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쓴 작가 마거릿 미첼이 남들 눈을 피해 썻다는 거실창가 사진을 본 순간 마치 그 창가에 미첼이 앉아 타자기를 두드리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내뱉은 마지막 대사를 읽으며 스칼렛의 강인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또한 저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스칼렛이 책을 통해 만난 최소의 ‘커리어 우면’이라고 이야기 했다. 맞다. 니에게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직장일로 힘들거나 삶이 고될 때 찾게 되는 영화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빨간 머리 앤>이다. 하루를 거의 반납하다시피 시청하고 나면 그 여운으로 다시 책을 꺼내들 곤 한다.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늘어져 있던 내가 빵빵하게 새 타이어처럼 내면까지 충만한 상태로 되돌아와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술은 위대하다는 것은 현실을 모방하여 상상 그 너머의 존재까지 의미를 붙여 다시 살게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야기 속 장소를 현실에서 다시 만나는 그 순간을 예리하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녀가 옮겨간 발걸음들은 문학의 또 다른 지도 위를 느리게 걸으며 사색하는 것만 같았다. 직품 속 공간을 실제 발로 밟으며 저자의 생애를 다시 읽고, 스토리를 다시 한 번 더 실제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책 한 권의 길고 긴 여정 속에서 만난 문학 속 거장들의 삶의 흔적을 따라가며 생각이 많아졌다. 그들의 삶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그들만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들이 자취가 깃들어 있는 곳곳하마 여전히 살아 숨 쉬는듯 감흥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한 일은 책 속의 책을 찾아보았다는 사실이다. 그 책들을 한 곳에 모아 보니 내가 꺼낸 것은 책이 아니라 한 세기를 누비다 간 문학거장들이었다.

@munhakdongne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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