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문장 수업 - 다산 평생의 내공으로 삶의 질서를 만드는 하루 한 문장 필사
정약용 지음, 한정호 엮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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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책이 풍년인 한 해인 듯하다. 필사단과 서평단을 하면서 좋은 책을 많이 만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자 필사책은 익숙하지도 않고 한자를 알지 못하면 그 뜻을 짐작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다산의 문장 수업>은 ‘학이치용 (배우고 묻고 적용하다)’을 그대로 적용해 만든 책인 듯하다.

이 책이 특히나 좋았던 것은 정양용의 글을 현대어로 풀어쓰고 원문과 해석을 동시에 보여주니까 ‘아, 이 문장이 이런 의미구나’하고 이해가 된다. 문장의 배경이나 의미를 알고 필사하니까 한자 필사가 서툴더라도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것 같다. 친절하게 이 책의 사용법을 알려주고 시작하니 필사를 하기 전 꼼꼼하게 읽어본 후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필사한 후에는 ‘오늘의 생각’을 적어보게 되어 있다. 필사하면서 그날그날 만난 문장을 통해 느낀 점이나 생각을 적어 보는 것이다. 나 역시 매일 한 꼭지 타이핑 필사를 한 후에 ‘생각 다시 쓰기‘를 하고 있다. 그 맥락과 닮아서 무척 반가웠다. 막연히 다산의 문장이 좋다 또는 그저 따라 쓴다에 머물지 말고 이 책이 이끄는 대로 해보길 바란다. 이미 정제된 문장을 따라 쓰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내 글로 다시 쓰는 시간이 누적되면 분명 문장력도 좋아지고 글쓰기 근육도 동시에 자라는 것을 확인할 것이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필사하며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을 필사하며 다산의 문장을 만나 보니 그의 곧고 부지런한 성품이 느껴진다. 그런 것 같다. 매일같이 일찍 일어나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스스로를 다스리고 하루를 헛되이 보내려 하지 않는 노력이 쌓이면 그만의 ’고집‘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이 ’고집‘을 존경한다.

필사 전 목차를 훑어 보았다. 학이치용/실사구시/반구제기/지행겸진/정심성의/경세설제 이렇게 총 6개의 쳅터로 나뉘는데 어느 것 하나 우리 삶에서 소홀히 다뤄선 안 되는 귀한 말이다. 특히 책을 읽고 필사하며 글쓰기를 삶에 적용하는 과정은 ’학이치용‘과 같은 맥락을 이루고, 간호사로 살면서 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구한다는 ’실사구시‘는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에게 정확한 판단과 중심 잡힌 마음은 꼭 필요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산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날카로운 경계의 말들은 지금의 우리 사회와 정치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 같아서 묵직하기만 하다. 이럴 때일수록 ’반구제기‘처럼 스스로를 먼저 바로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

필사를 하기 전 나는 먼저 필사할 책을 쭈욱 훑어 읽기를 먼저 한 후 필사를 시작한다. ’선독서 후필사‘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을 서평하기 전 하루에 한 편씩 필사를 시작해 보았다. 혼자 있는 시간에 다산의 문장과 함께 하니 여기저기 구겨지고 얼룩진 삶을 바로 잡아야 겠다는 마음이 앞선다. 나를 먼저 돌아보게 하고, 삶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넘처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명확한 ’기준‘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과 사람들 관계 속에서 우리는 또 얼마나 흔들리고 상처받는가. 다산의 문장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그 명확한 나름의 기준을 찾기 위함이 아닐까? 다산의 문장을 찬찬히 살펴보면 지극히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것들을 이야기 한다.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말이다. 우리는 점점 더 애매하고 모호해지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럴때일수록 자기 자신을 먼저 세우고 삶을 정리하며 불안하고 혼란을 나름의 잣대로 재해석할 기회가 바로 다산의 문장 필사라고 생각한다.

@gbb_mom 단단한맘 @wlsdud2976 하하맘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gutenberg.pub 구텐베르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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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우다 - 소소한 일상에서, 사람의 온기에서, 시인의 농담에서, 개정판
전영애 지음 / 청림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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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감히 범접하기 힘든 품격이 드러날까...?’

첫 장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내 눈길은 저자의 글에서 벗어날 수도, 어긋날 수도 없었다. 삶의 단상들을 진솔하게 써 내려갔을 뿐일텐데, 빈 여백은 ‘저자 그 자체’가 글이 되어 채워져 있었다. 그녀가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했으며, 그 일상속에서 남몰래 품고 담아왔을 생각과 마음이 곱디고와 눈물이 났다. 그녀의 삶은 웅장했고 내겐 하나의 거대한 우주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책을 통해 ‘작가 전영애’를 만나게 되었다. 나이가 몇 살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애초에 정보 자체가 없었던 ‘나는 모르는 작가’였다. 그런데 나는 이 책 한 권에 이 작가를 존경하게 되었고, 알아가고 싶어졌다. 글에서 묻어나는 그 사람의 인품이 말로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연륜의 무게가 글에서도 여실히 느껴졌다. 고스란이 삶이 글이 된 묵직한 어른의 말이었다.

눈만 뜨면 당장에 현혹되기 쉬운 물질들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다. 진정으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조차 모호해진 세상이다. 내 길이 아닌 길을 좇으며 내 길인 척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저자의 말에는 가시가 없고 오직 진솔한 마음 하나로 염려와 당부를 담았다. 절로 숙연해지는 말들에 잠시 읽던 호흡을 멈추기도 하였다. ‘맞아, 맞아.’ 그녀의 글은 마음을 비질하듯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온기로 쓰다듬는다.

‘나는 지금까지 글을 읽어오면서 문학이란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남기고, 전하고, 읽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글에는 사람이 담긴다. 현실에서는 일일이 다 만나낼 수 없는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속속들이 만나 보는 일은 세상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의 갈피를 헤아리고 배려하는 것은 아마도 함께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일일 것이다.’ p263

저자의 이 구절에서 글을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글을 써 보니 정말 글에는 그 사람이 담긴다. 쓰는 동안 나조차 몰랐던 다양한 나를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그 과정속에서 내가 아닌 다른 이의 마음도 헤아리게 된다. 일련의 이 모든 것들이 글 속에 녹아있기에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고귀한 삶을 대하는 일이다. 찬찬히 들여다보며 우리는 미처 살아보지 못했던 또 다른 생을 느껴본다. 조금씩 더 온전한 나로 거듭나 살아가게 된다.

‘문학과 삶을 다정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책을 통해 오랜만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깊은 상념에 젖어들었다. 글을 쓰는 동안, ‘지구가 멈췄다가 다시 도는 것 같은’ 사랑과 존경이 담긴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내가 참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이 글이다. 아마도 나와 직결된 삶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두운 밤 지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불 켜진 딸의 방을 쳐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안에 정말로 따뜻하고 아름답게 피어 있구나, 작은 한 송이 지혜의 꽃이, 세상의 비바람 속에서도 견뎌야 할 텐데.’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애틋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간호사로, 엄마로, 이제는 작가로 다양한 역할로 살아가는 엄마이기에 나는 두 딸을 생각하면 마음이 쓰리고 먹먹하다.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딸들은 나더러 극T라고 놀리지만, 늘 미안하고 안쓰럽다. 바쁘다는 이유로 잘 챙겨주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엇나가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맙다. 나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딸아이 고3 어느 늦은 밤이었다. 잠시 집 앞 마트에 잠시 다녀오던 길이었다. 무심코 우리집이 있는 쪽 아파트에 눈길이 갔다. 2층 4층 6층 8층.... 불이 켜진 딸아이 방에 시선이 멈췄다. 나도 그 시절을 겪어 봤기에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저 불빛이 곧 내 딸인데. 목련꽃 닮은 내 딸이 저 방에 있는데... 당당하고 기품있게 살아가길 엄마는 항상 응원하고 있어. 힘내라 내딸.’ 고개를 젖히고 한참을 서서 올려다봤었더랬다. 엄마 외에 해야 할 역할이 많은 너였기에 자식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고 늘 미안한 것만 생각난다.

책 제목처럼 나는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인생을 배워가고 있다. 그녀의 삶 면면에 나와 닮아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에 안도했고, 배움은 끝이 없고, 어느 한 분야에 들인 정성과 노력 또한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도 알겠다. 이 책은 사람을 대하고 삶을 들여다보는 법을 일깨워준다. 이 책을 덮고 마지막으로 한 일은 유튜브로 ‘괴테 할머니’를 검색하는 일이었다. 구독했다.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 나이 지긋한,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지니고 계신 분이셨다. 말과 글이 닮아 있다. 그만큼 진솔하다는 이야기겠지.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꾸임없고 담담했지만 그 속에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연륜과 삶을 관통한 깊이 있는 글은 이렇게 사람을 끌어당긴다.

요조앤 @yozo_anne 님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청림출판사 @chungrimbooks 청림라이프 @ch_daily_mom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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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 달콤쫄깃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
원진주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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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원진주님은 방송작가라고 해요. 저자 소개를 읽어보니 <TV 동물농장> <모닝와이드> <생방송 투데이>< 생방송아침이좋다> 등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집필한 이력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글 사이마다 재치가 넘칩니다. 우리가 방송을 보면서 느끼는 그 감칠맛이라고 할까요? 읽어보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눈치채실 겁니다.

사실 저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어요. 도시에서만 생활하던 사람이 시골에 와서 겪는 일들이 제겐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 역시 취업과 동시에 고향을 떠나 산 지 20년이 넘어서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아침에 일어나서 맡던 풀냄새, 흙냄새, 아득히 들려오던 새소리, 모내기 철이 되면 집마다 돌아가면서 모를 심으며 부르던 노동요, 조금만 걸으면 시냇물에 발담그고 철없이 놀던 그 시절이 지금은 꿈만 같기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이 고도로 발전해 갈수록 우리 삶은 점점 더 무미건조해지고 있다는 것조차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했어요.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요. 그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물건들을 사들이고 무언가 스스로 힘을 들여 일궈내는 일에서 소홀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또 나중에 나이가 들어 일흔 살, 여든 살이 되어 지나온 시간을 돌아봤을 때 너무 치열하게 살아온 기억만 떠오르지 않도록, 조금은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p33

이 글을 읽는 순간, 제 마음을 들킨 것 마냥 가슴 밑바닥부터 뜨끈한 무언가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었지요. 매년 3월이 되면 쉬는 날이면 친정에 가서 농사일을 도와 드려요. 결혼해서 자식을 키워보니 한 해 농사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뙤약볕 아래서 흘린 땀방울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일해도 자연이 도와주지 않으면 인간은 그저 무력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이 책 속의 저자 역시 이런 과정을 겪어 나가며 자연과 친해지는 법을 배워갑니다.

저는 한 해 농사가 작년보다 못하다고 속상해하는 부모님의 모습만 봐도 심장이 그렇게 아리던데, 오히려 내가 걱정하는 내색을 비추면 이렇게 말씀하셔요. “걱정한다고 하늘이 하는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나. 그래도 농사는 지어야지.” 저는 이 말씀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삶은 지속된다. 그러니 걱정할 시간에 몸을 더 움직여라’는 말씀처럼 들렸어요. 노동의 순간은 그 걱정마저 잊게 하니까요. 순리에 맡기는 것지요. 그렇게 일복을 챙겨입고 나서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지만, 그 또한 제겐 귀한 가르침이었지요. 몸으로 삶을 배워가는 즐거움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흙에서 나는 냄새와 촉감이 좋다고 할 때 ‘이 사람 이제 농촌에서 사는 즐거움을 제대로 알아가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어가고요.

시골에 가면 동네 주민분이 참 반갑게 맞아주셔요. 이들 부부 역시 동네 어르신들의 따뜻한 관심을 받고 있는 듯하고요. 아무리 농촌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여전히 ‘인심은 풍년’인 곳도 있답니다. 제 고향 역시 마을 회관에서 음식을 해서 나눠 드시고, 말도 없이 집안에 과일이며 만든 음식을 놓고 가셔요. 그런데 더 신기한 것 그 음식을 누가 가져다 놨는지 단번에 아시더라고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 누가 가져다 놓은 줄도 모르고 먹으면 어떻게 해요?” 했더랬죠. 친정엄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뭐, 못 먹을 거 줬을까 봐? 쯧쯧” 혀를 차시더라고요. 도시에서 팍팍하게 사느라 나도 모르는 사이 마음이 삭막해졌나봐요.

이들 부부는 벌써 당진에서의 귀촌 생활이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 책 속의 흐름대로라면 그 사이 많은 것을 일구고, 그 과정속에서 삶의 짐도 조금씩 덜어내는 법도 알아간 듯하다. 몸고생 마음고생 글자 하나하나에 알알이 박혀 고스란히 느껴진다.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 묵직해져 있다. 이 책 한 권으로 그들이 경험한 쓰다면 쓰고, 달다면 단 시골 적응기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솔직하고 인간적이다. 한 공간에 있어도 남보다 못한 부부로 사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가장 힘든 순간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면서 부부간의 신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서로 이토록 몰입하고 집중하고 사랑하면 그게 결속력이지. 결속력이 별개인가.’ p206

맞다. 힘들 때 서로의 비빌 언덕이 되어 주는 일만큼 단단한 결속력도 없을 것이다.

사람은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 순간이 왔을 때 너무 낯설지 않도록 조금싹 자연과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시골에서의 삶은 꿈도 못 꿀지라도 가끔 지나면서 바람 소리도 들어보고, 하늘 속 구름의 흐름도 느껴보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자연의 품만큼 조건없이 안길 수 있는 곳은 없지 않은가. 자연 속에서 힘을 빼고 잠시 쉬어 가도 우린 괜찮지 않나.

매일을 치열하게 사느라 자연의 속도를 잊은 사람에게 권해드립니다.
흙냄새 사람의 정이 그리운 분들에게도 이 책이 따뜻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또한 부부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gbb_mom 단단한맘 @gurm.luv 구름님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haeddlebookcase 해뜰서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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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보다 -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의 기술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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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왜 저럴까?’

우리가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면 뜻하지 않은 상처를 받기도 하고, 매 순간 찾아오는 선택 앞에서 망설여 지기도 합니다. 분명 내 마음인데 왜 그런지 알 수 없어요. 너무 깊이 빠져 있다 보면 자책에 이르기까지도 합니다.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해 알아가게 하는 학문이 바로 심리학이 아닐까요. 나 자신과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까 자꾸 타인을 통해 나를 보려 해요. 이 책을 읽다 보니 내 마음이 왜 그런지를 먼저 공부해야 다른 이의 마음도 비로소 헤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유독 어떤 상황과 마주하게 되면 불안해지기도 하고, 다른 이에게는 괜찮은 것이 이 사람에게만 예민하게 굴 때도 있어요. 그 상황이 나더러 뭐라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에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죠. ‘내가 왜 이럴까?’라고 자신에게 물을 때 마다 뭔가 나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죄책감을 가지기도 했거든요. 스스로도 자신을 알 수 없을 때 심리학이 이해의 틈을 메워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대학교 다닐 때 심리학 시간이 있었어요. 남자 교수님이셨는데 그렇게 재미나게 강의를 하는 것도 아닌데 교수님께 들려주시는 인간의 심리,성격, 행동, 인지, 발달 이 모든 것이 신선하고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수업 시간에 열심히 필기하며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심리학 전공 도서 한 권을 우리가 알기 쉬운 언어로 축약해 놓은 설명서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간호학과 특성상 정신간호학와 연결되어있는 부분도 많아서 저 나름대로는 읽기에 쉬웠어요. 알고 있는 내용이 많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 책은 이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 속에서 겪는 일들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하고, 그 사실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길잡이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물지 않은 상처를 꽁꽁 숨겨 놓고 살아가요.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면 큰일 날 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관계’를 벗어나 살 수 없어요. 어릴 적 내가 받았던 상처와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가슴 깊이 남아서 성인이 된 지금까지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의 상처를 돌아보고 ‘아, 내가 그때 겪었던 그 일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구나’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사람이었거든요. 심리학이 사람을 읽는 학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우치게 되었네요.

심리학이 다루는 다양한 영역을 접하고 나니 지금이 현 상황도, 다가올 미래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마음을 너그럽게 하고 생각을 깊게 하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육아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을 드리고 싶어요. 맘께페에서도 도움을 받는 일이 많겠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인격체이기에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시험 기간이 되면 조용한 집을 놔두고 스터디카페를 가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온다고 하면 걱정도 걱정이지만, 왔다갔다 왜 시간 낭비를 하냐고 한 적이 있어요. 이 책을 읽다가 뜨끔했네요. 혼자서 어떠한 일을 수행하는 것보다 타인이 존재할 때 개인의 수행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사회적 촉진’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보다 스터디 카페가면 더 공부가 잘 돼.”이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국가 고시 공부할 때 도서관에서 공부하면 더 잘 되었던 기억이 있는데도 유독 내 자식에게는 너그럽지 못하고 잔소리를 늘어놓은 것 같아 부끄럽더군요. 이 책에서도 거듭 말하지만 부모의 잔소리는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데 왜 엄마가 하는 말이 ‘잔소리’가 되어 버리는 걸까요.

저자는 말하더군요. ‘알아차림’만 할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거라고. 이 책 한 권으로 오늘의 인간적인 나를 만나고, 더 현명한 부모로 거듭나는 선택을 하고자 다짐해 봅니다. 더 나아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조금 더 포용적인 사람이 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아야겠습니다. 누구나 그들 나름의 이유를 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아니까요.

<심리학을 보다>라는 책은 우리가 겪는 감정과 관계들로부터 일어나는 문제들을 지극히 인간적인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주는 책이라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술술 읽힙니다. ^^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yoon._.books_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원앤원 출판사 @onobooks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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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편 우리 한시 - 말과 생각에 품격을 더하는 시 공부
박동욱 지음 / 빅퀘스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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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를 필사해 보고 싶었다. 강경희 작가의 <고전 명언 필사책>에 나오는 한시를 잠시 접한 적이 있었는데, 한시를 쓰고 난 후의 그 여운이 아련히 남아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듯하다. 필사해 보니 한시 한편 한편이 마음의 고삐를 늦춘다.

이토록 짧은 시 한 편에 작은 우주 하나가 들어있다. 쓰는 이가 맞닥뜨린 자연에서 느껴지는 숨결 그리고 인생의 덧없음과 깨달음, 인간이기에 생겨난 숱한 감정과 생각들, 이 모든 것이 일정한 리듬을 갖고 한 편의 시가 되었다. 내 손끝을 통해 종이 위 글이 되는 순간 느껴지는 사유와 감정들은 읽기만 했을 때와 또 달랐다. 머리로 시가 전하는 의미를 어림짐작 하는 것보다 쓰면서 가슴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익숙한 사람이 되어 가는 것만 같다. 필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한시 필사를 꾸준히 하다 보면 내 삶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그 구멍 사이로 기분 좋은 새바람이 들 것만 같다. 한시에서 느껴지는 여유랄까.

한시를 읽으며 그리고 손끝으로 새겨지는 글길을 따라가며 중간중간 숨을 고른다. 자연스레 쉬어지는 이 호흡이 심장의 소리까지 아득하게 한다. 한 번 살다가는 이 세상이 한없이 측은하고 덧없는 듯하다 가도 살아있기에 ‘내게 오는 모든 것에 넘칠 만큼 사랑을 주고, 모자람 없이 귀히 여기며, 한결같은 이 마음으로 지금의 나를 위해 살다 가야지’ 생각한다. 한시를 대하고 있는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나 자신에게, 그리고 자연과 타인에게 사뭇 다정한 사람이 되어 간다.

누군가 남긴 한 편의 시가 세상 모든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네 줄 시에 인생의 시작과 끝을 담고, 인간의 희로애락과 한 치 오차 없이 흘러가는 듯한 자연의 순환까지 느낄 수 있다. 머리와 가슴에 오래 머무는 이 잔잔한 파동이 뭔지 알려하지 않는다. 그저 쓰면서 느낄 뿐이다.

지금의 우리가 쓰는 익숙한 언어와 문장에 둘러싸여 한시라고 하면 조금은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깊이있게 들여다보니 그 속에 담긴 감정이나 사유, 통찰은 억겁의 세월이 지나도 유효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익숙지 않은 운율에 적응되어 가는 동안 나는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를 이해하려 하는 나를 보았다. 한 단어조차 쉽게 선택하지 않았을 그 짧은 문장이 이끄는 힘은 생각보다 강렬했다. 제한된 글자 수 안에서 자유롭게 인생 만상을 노래 하는 그들의 시에 잠시 취해있어도 괜찮은 하루였다. ‘오랜된 시가 이렇게 매력적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머물다 가는 이 먹먹한 시간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일 수도 있지 않을까. 겨울이 되면 대지도 깊은 동면에 들 듯, 한시 필사와 함께 잠시 숨을 고르며 다가올 내일을 준비한다. 일상의 여백을 한시와 함께.

그리워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내가 임 찾아갈 제 임도 날 찾아오니,
바라건데 아마득한 다른 밤 꿈에서는
같은 때 길을 떠나 도중에 만나기를.

- 황진이

읽고 또 읽어도 간절하고, 애틋한 그래서 더 아픈. 사무치듯 그리운 사람을 꿈에서 조차 만나기 힘든 날이 온다면 온전한 가슴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달바라기 @dal.baragi 님께서 모집한 필사서평단에 선정되어 빅퀘스천(@bigqns2024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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