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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만큼 내가 된다 - 매일의 순간이 모여 내일의 내가 되는 일에 대하여
리니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3월
평점 :
#쓰는만큼내가된다 #리니지음 #더퀘스트 #오퀘스트라3기
<쓰는 만큼 내가 된다>를 읽는 내내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의 고민에 다정하게 답을 건네고,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기록 방법은 물론 노트와 펜까지 세심하게 추천해 주는 방식은 책 읽는 독자를 쓰는 독자로 이끈다. 일상과 감정 그리고 내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막막했었는데, ‘아,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라며 기록의 세계에 깊은 통찰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글은 친절한 상담가의 말투를 떠올릴 만큼 문장이 따스했다.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지도 않았다. 한 사람의 고민을 곱씹으며 실제 마주하며 이야기하는듯 온기 품은 문장들이 심장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것 같았다. 기록을 이렇게나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특히 어느 워킹맘의 사연은 내가 지나온 시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종종거리며 직장으로 가던 내가 눈앞에 다시 그려졌다. 도돌이표 같은 일상속에서 느꼈던 것은 아무것도 해낸 것 없이 하루를 버틴 나였다. 그런 나의 일상을 판박이처럼 옮겨온 누군가의 사연이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울컥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사연자의 물음에 성심성의껏 답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저자의 조언하는 대로 하면 정말 거짓말처럼 괜찮아질 것 같은 작은 희망이 피어난다. 자연스럽게 저자가 추천하는 필기구와 노트를 검색하게 되고, 기록의 세계는 무한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기록도 진정 장비발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친절한 안내서라면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기록도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 모든 일 속에서도 너는 사라지지 않았어. 아이에게 미소 지으며 애쓴 건 다정한 너고, 동료의 말을 들어준 건 따뜻한 너고, 집밥을 차린 건 자신을 돌볼줄 아는 너잖아. 특별히 무언가를 더하지 않아도, 이미 네가 하는 일상의 일들 속에서 너라는 세계를 충분히 빛어내고 있어. 일상을 지탱하는 일들은 대부분 공기처럼 당연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 너무 당연해서, 늘 하던 일이라서 더 쉽게 잊히는 것 같아. 하지만 나는 그런 하루들이 모여 너를 여기까지 데려왔다고 믿어. P73〕
저자는 잘 쓰는 기록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오늘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대하는 태도에 가깝다.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뻔한 기록이 아니다. 기록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는지 스스로 증명하는 과정임을 보여주고 있다. 적는다는 것은 뭔가를 잘 해내서가 아니다. 오늘 나는 어떤 하루를 살아냈는지 노트에 기록하면서 남과의 비교에서 벗어나고 불안을 덜어낼 수 있다. 그렇게 자기만의 속도로 삶을 살아갈 용기를 기록을 통해 얻는다.
우리는 백지 위에 무언가를 적으라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한다. 나 역시 그랬다. 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에게 구체적인 기록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정제된 기록 레시피다. 저자가 제시한 기록의 방법들은 쓰기의 막막함을 줄여주고 쓰기라는 행위를 한층 더 가깝게 만든다. 또한 쌓여가는 기록들이 얼마나 사람의 자존감을 높여주는지 읽으면서 절로 느껴진다.
<쓰는 만큼 내가 된다>는 일상의 사소한 기록부터 깊은 성찰까지 쓰는 행위가 주는 치유의 힘을 잘 다루고 있다. 남에게 보여 지는 글이 아니라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 쓰는 만큼 내가 되는 시간이다. 사연자들의 고민 속에는 나를 되찾고자 하는 간절함이 엿보인다. 그에 저자는 나를 위해 한 문장이라도 적는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잘 살아낸 하루라고 전한다. 저자가 전하는 따뜻하고 다정한 기록의 세계를 만나보길 바란다. 쓰기가 얼마나 사람을 유연하게 만드는지 알게 될 것이다.
더퀘스트 출판사 @thequest_book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