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들려줘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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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투명하고 섬세한 필치가 올리브, 루시, 밥이라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다채로운 삶을 그려낸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살아가며 품어 온, 때로는 기록되었으나 어쩌면 기록되지 않은 순간이 더 많은 그 시간들을 오랜 시간 공들여 쓴 편지처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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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이 각자의 서사 안에서 고군분투하던 인물들의 단면을 보여줬다면, 이번 신작은 그 파편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지도를 완성하는 느낌이다. 자칫 산만할 수 있는 다성적인 구성을 '이야기의 힘'이라는 실로 꿰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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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것은 바로 이야기.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공유한다는 건 그 사람을 전적으로 믿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대화와 경청은 비로소 서로의 생에 깊숙이 정박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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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실패와 외로움마저도 삶이라는 거대한 서사의 일부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빛이 될 수 있다. 책장을 덮고 나면, 나의 평범한 일상 또한 누군가에게 들려줄 만한 소중한 조각들로 채워져 있음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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