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들려줘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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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투명하고 섬세한 필치가 올리브, 루시, 밥이라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다채로운 삶을 그려낸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살아가며 품어 온, 때로는 기록되었으나 어쩌면 기록되지 않은 순간이 더 많은 그 시간들을 오랜 시간 공들여 쓴 편지처럼 자아낸다.

전작들이 각자의 서사 안에서 고군분투하던 인물들의 단면을 보여줬다면, 이번 신작은 그 파편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지도를 완성하는 느낌이다. 자칫 산만할 수 있는 다성적인 구성을 '이야기의 힘'이라는 실로 꿰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것은 바로 이야기.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공유한다는 건 그 사람을 전적으로 믿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대화와 경청은 비로소 서로의 생에 깊숙이 정박하게끔 한다.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실패와 외로움마저도 삶이라는 거대한 서사의 일부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빛이 될 수 있다. 책장을 덮고 나면, 나의 평범한 일상 또한 누군가에게 들려줄 만한 소중한 조각들로 채워져 있음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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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의 어둠
사와무라 이치 지음, 김진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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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의 매력은 논리적으로 불가해한 맛에 있지 않나 싶다.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 작가인 사와무라 이치의 초단편 괴담집이 출간돼 기대하며 읽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왕이 온다》로도 유명한 작가.

어쩐지 별 것 아닌 듯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다면 너무 무섭겠는데)는 무서운 상황을 짤막하게 그려냈는데, 정통 호러답게 상당히 찝찝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편집 부분에서 폰트 등에도 많은 변주를 주어 더 독특한 느낌의 소설집으로 다가왔다. 마치 종이 위에서 괴담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단편 하나하나가 호흡이 짧다 보니, 공포에 적응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다음 이야기로 내던져졌다. 그 과정에서 쌓이는 찝찝한 여운은 책을 덮은 뒤에도 영 가시지 않는다……!

불을 끄고 누웠을 때, 방금 읽은 에피소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험. 무서운 이야기는 역시 짧고 굵어야지! 사와무라 이치는 독자의 상상력이 스스로 공포를 완성하게 만드는 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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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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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죵 거짓말 대행이란 설정이 흥미롭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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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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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애나 버전 일러스트 리커버가 나왔다고 하여 다시 읽었다. 정원으로 대치된 바움가트너와 바다를 품은 애나가 대비되어 나란히 두니 참 아름답다.


10년 전, 즐겁기만 했어야 할 날. 아내 애나의 웃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바움가트너는 애나를 잃는다. 바움가트너의 심상을 따라 전개되는 이 소설은 타인을 깊이 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언제가는 맞닥뜨려야 할 극한의 상실감을 담담히 그려낸다. 바움가트너에게 애나의 부재는 참기 어려운 쓸쓸함을 자아내지만, 역설적으로 이 고통은 애나가 세상에 실재했음을 증명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애나가 남긴 원고를 정리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생애도 복원되는데, 독자는 하나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애나 역시 사랑하는 이를 잃었던 경험이 있으며 상실의 고통을 삶의 일부로 승화하는 과정을 계속해 하루하루를 버텨 왔음을.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타인의 끝을 필연적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감정의 소멸이든 육체의 죽음이든. 끝이란 것은, 인생사를 거쳐 지나가는 하나의 에피소드이자 붙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것이지 않을까. 상실은 인생이라는 그림의 배경이나 마찬가지다. 상실로 생긴 빈자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또 다른 기억의 조각들로 차곡차곡 채우다 보면 비로소 하나의 인생을 완성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바움가트너라는 인물을 통해 휘청거리면서도 끝내 앞을 향해 발을 내딛는 인간의 존엄한 뒷모습을 보았다. 이 작품이 폴 오스터가 죽기 전 남긴 유작이란 걸 다시금 떠올려 보니, 문장 하나하나가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삶, 죽음, 사랑, 고통의 소용돌이를 몇 차례는 더 겪었을 대작가가 도달한 깊고 고요한 문장들. 내 삶의 빈자리를 채워 줄 또 하나의 소중한 조각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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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1 - 만화
아오사키 유고 원작, 아카츠키 아키라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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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했던 주인공 이미지 그대로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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