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했던 시야가 확장된 기분이다. 난 나름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멀었다는 걸 깨달았다.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말해왔으면서도 사실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폭 내에서만 받아들여왔다는 걸 직시할 때의 충격이란. 소수자 속에 소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그동안은 알지 못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 난 대체 뭘 '다 이해한다'라고 말해왔던 걸까?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카피가 무슨 뜻인지 여실히 느꼈다. 소설이 계속해서 던지고 있는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아직은 명확히 답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과 고찰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누구라도 '체념'과 '포기'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